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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향한 월드컵 최종예선의 첫 무대는 승리로 장식됐다. 그러나 빛이 바랬다. 중국전에서 첫 실점이 이뤄진 후반 29분부터 두 골을 허용한 3분 사이 슈틸리케호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알고도 당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움츠리고 있던 중국의 카운터 펀치를 예상하고도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격에서도 균형이 무너졌다. 대부분의 공격은 왼쪽에서 이뤄졌다. 장현수가 아무리 멀티 자원이라고 하지만 슈틸리케호에서의 오른쪽 풀백은 여전히 어색한 옷을 입은 듯 했다. 때문에 빠른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 양산과 빠른 수비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격에 불균형이 생겼다.
따라서 시리아전 포백은 또 다른 그림이 그려질 듯하다. 센터백(중앙 수비) 자원은 그대로 유지되겠지만 양쪽 풀백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왼쪽에는 장현수, 오른쪽에는 이 용(상주)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용의 전매특허인 슈퍼 크로스가 또 다른 시리아전 해법이다. 빠른 발을 가진 이 용은 웬만한 측면 공격수 못지 않은 크로스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활처럼 휘면서 문전으로 배달되는 크로스는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들을 당혹케 만든다. 2012년 울산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때 이 용은 '진격의 거인' 김신욱(전북)과 환상의 호흡을 보였다.
무엇보다 이 용은 좋은 축구센스도 갖췄다. 시리아의 밀집수비를 측면에서 깰 수 있는 경기운영 능력도 갖추고 있다. 슈틸리케호 빌드업의 서막이 이 용의 발에서 시작될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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