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첫 경기 앞둔 슈틸리케의 출사표는 '마이 웨이'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08-31 21:22


슈틸리케 감독과 기성용이 31일 오후 파주 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중국과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A대표팀은 오는 9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8.31/

'마이 웨이.'

중국전을 앞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출사표다. 한국은 그간 중국에 절대 우세를 보였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경기의 준비 상황만 놓고 보면 단순히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리그 일정을 변경하는 등 24일간 합숙한 반면, 한국은 단 3일간의 훈련기간 밖에 갖지 못했다. 중국은 경쟁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23명의 엔트리를 넘는 25명의 선수를 한국에 데려왔지만, 한국은 단 20명의 선수만을 선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에 대해 핑계를 대지 않았다. 짧은 준비기간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경기 3일전에 발을 맞춰서 경기했다. 좋은 선수라면 짧은 준비기간이라는 악조건도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3명이 아닌 20명의 엔트리를 선발한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대신 오로지 우리가 준비한 것,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어떻게 보여줄지에만 초점을 맞췄다. 슈틸리케 감독은 31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축구는 기록이 아니라 누가 더 나은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우리가 준비한 것을 어떻게 보여줄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그는 "우리가 데리고 있는 20명의 선수 모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무더위가 있었지만 기온이 떨어져서 경기하기 좋은 날씨가 됐다. A대표팀이 3개월 전 체코에서 경기를 한 이 후 오랜만에 모였는데 다시 경기가 열리는 것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중국은 최근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기록적으로 봤을때 우리가 FIFA랭킹에서 30계단 위에 있고, 전적에서도 앞서 있다"고 했다.

중국파 5명의 존재는 큰 힘이었다. 이번 명단에는 김영권(광저우 헝다) 장현수(광저우 부리) 홍정호(장쑤 쑤닝) 김기희(상하이 선화) 정우영(충칭 리판) 등 슈퍼리그에서 뛰는 5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가오홍보 감독 역시 이들의 존재를 의식해 "한국은 중국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슈틸리케 감독은 "정보를 수집할 기회가 있음에도 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슈퍼리그에서 활약하는 5명의 선수와 중국 선수들의 특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나 역시 중국에서 직접 중국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중국팀이 어떻게 나올지 의견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준비한 것을 어떻게 이행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히려 '공한증'이 중국 선수들을 자극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그는 "공한증을 잘 알고 있다. 이 부분이 중국에게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전적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선수들에게 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전력적으로는 가오린, 리쉐펑(이상 광저우 헝다), 우레이(상하이 상강), 3명의 선수들을 경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특히 우레이를 강조했다. 그는 "전북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직접 플레이를 살펴봤다. 익사이팅한 선수"라고 평했다.

방심은 없었다.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선수들이 중국전에 자신감이 있다.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서 정보를 교환하고 도움이 된다. 중국이 지난해 동아시아컵(2대0 한국 승) 때 보다는 기량이나 준비 등에서 더 나아졌다. 우리 선수들이 방심 하다가는 어려운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중국전은 우리가 월드컵에 가는데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다른 것을 떠나 승점 3점을 따도록 하겠다"고 했다.

모두가 원하는 결과는 승점 3점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팬들의 기대치 만큼 우리 스스로의 기대치도 있다. 우리가 이에 얼마나 근접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기성용은 "첫 단추를 잘 꿰어야 1년간의 장기레이스를 잘 이끌 수 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준비는 모두 끝났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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