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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신태용호 이어 2위 독일이 결승행, 브라질은 '비극 더비'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8-18 22:00


ⓒAFPBBNews = News1

독일이어서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다.

독일은 신태용호의 조별리그 2차전 상대였다. 태극전사들은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고 통한의 동점골 허용했지만 승리 직전까지 갔던 경기였다. 달리 표현을 하자면 독일이 3대3으로 '가까스로' 비긴 경기이기도 했다. C조 1위는 대한민국, 2위가 독일이었다.

하지만 신세가 뒤바뀌었다. 신태용호는 8강에서 탈락했지만 독일은 2016년 리우올림픽의 꽃인 축구 결승전에 올랐다. 독일이 18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4강전에서 나이지리아의 돌풍을 잠재웠다. 2대0으로 승리했다.

결승 상대가 흥미롭다. 네이마르가 포진한 개최국 브라질이다. 8강에서 역습 한 방으로 신태용호를 1대0으로 꺾은 온두라스는 이날 브라질에 참패를 당했다. 브라질은 전반 14초 만에 터진 네이마르의 역대 올림픽 최단 시간 골을 앞세워 6대0으로 대승했다. 온두라스의 침대 축구도, 역습 전략도 브라질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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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독일은 21일 오전 5시30분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한데 운명의 장난이 더 얄궂다. 무대는 다르지만 2년 전 환희와 악몽은 지울 수 없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었다. 브라질과 독일은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만났다. 4강 혈투였다.

축구가 곧 삶인 브라질 국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변수가 있었다. 브라질은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간판인 네이마르를 잃었다. 상대 수비의 거친 플레이에 허리를 다쳐 월드컵을 접었다. 그럼에도 접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월드컵 사상 손에 꼽힐 만큼의 대이변이 일어났다. 독일이 무려 7대1로 브라질을 대파했다. 전반 11분부터 시작된 독일의 골퍼레이드는 자비가 없었다. 후반 34분까지 7골을 쏟아냈다. 7-0이었다. 브라질은 토마스 뮐러, 사미 케디라, 안드레 쉬를레 등에 나란히 2골씩 내줬고,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기록한 월드컵 개인 통산 역대 최다 골 기록(16골)의 희생양이 됐다. 경기 종료 직전 오스카의 만회골이 터졌지만 치욕을 떨칠 수 없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브라질은 3-4위전에선 네덜란드에 0대3으로 완패했다. '동네북'으로 전락했고. 독일과의 4강전은 '벨루오리존치 비극'으로 축구사에 남았다.

'벨루오리존치의 비극'은 '마라카낭의 비극'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 '마라카낭의 비극'은 1950년 브라질월드컵 결승에서 브라질이 우루과이에 1대2로 패하며 우승이 좌절된 악몽의 기억이다. 당시 경기장에는 20만명이 모였다. 정상 등극에 실패하자 심장마비로 2명이 숨졌고, 2명은 자살했다. '마라카낭의 비극' 이후 브라질은 흰색이었던 유니폼은 현재의 노란색으로 교체됐다.


리우올림픽 결승전 격전지가 바로 브라질의 축구성지 마라카낭이다. 브라질과 독일 축구는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브라질은 3차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은메달에 그쳤다. 독일은 올림픽 결승 진출 자체가 처음이다. 1988년 서울 대회 때 딴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월드컵과 올림픽, 분명 차원이 다른 대회다. 그러나 2014년의 기억은 지구촌 축구팬의 뇌리에 남아있다. 브라질은 '비극'을 털어버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독일은 '어게인 2014'를 노래하고있다. 다른 점은 있다. 이번에는 브라질에 네이마르가 버티고 있다.

운명의 시계가 마라카낭의 환희와 비극을 향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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