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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내내 어떻게 막아야 할 지 방법을 몰랐다."
31일(한국시각) 브라질 고이아니아에서 '올림픽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네이마르(24·FC바르셀로나)를 상대한 일본 수비수 무로야 세이(22·FC도쿄)의 푸념이다.
2년 전,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경기 전마다 중압감에 눈물을 흘리던 '나약한 천재'는 더이상 없었다. 주장 완장을 찬 네이마르는 골문 앞에 선 6~7명의 일본 수비진을 현란한 발재간으로 농락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볼을 잡을 때마다 자국 팬들이 내지르는 폭발적인 함성을 마치 즐기는 듯 시종일관 미소를 띄며 경기를 치렀다. 전반 36분엔 일본 진영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슛으로 연결,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등 명불허전의 킥 실력도 증명했다.
네이마르를 상대한 일본 수비진은 넋이 나간 모습이다. 무로야는 "굉장히 독특한 타이밍에서 드리블을 한다. 속도 자체가 빨랐다"며 "사실 90분 내내 어떻게 막아야 할 지 방법을 몰랐다. 이제껏 경험해 본 적 없는 수준"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23·우라와)는 "볼을 빼앗으러 갈 수 없었다"고 브라질의 전력이 한 수 위였음을 인정했다. 또 다른 미드필더 야지마 신야(22·오카야마)는 "점수차 이상의 차이를 느꼈다"고 밝혔다.
브라질 현지 언론들은 '당연한 승리'라는 분위기다. 오히려 단점을 찾지 못한 부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상파울루 지역지 코레우포풀라르는 '일본이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바람에 수비라인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스페인 스포츠지 엘문도데포르티보 역시 '네이마르와 가브리엘 헤수스(19·팔메이라스), 가브리엘 바르보사(20·산토스)를 앞세운 브라질이 일본 수비진을 흔들어 놓았다'고 평가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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