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전]신태용호 상큼한 역전승, '올림픽 메달' 꿈도 꿈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7-30 09:54


올림픽축구대표 문창진이 29일 오후(현지시간)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스웨던 평가전이 열린 브라질 상파울루 Pacaembu(빠까엠부)경기장에서 역전골을 터뜨리며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2016.7.29 상파울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I/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신태용호가 기분좋게 최종 리허설을 마쳤다.

대한민국이 30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파카엠부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의 강호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3대2로 역전승했다. 스웨덴전은 8월 5일 피지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조별리그 C조 1차전에 앞선 마지막 실전 점검이었다.

상대가 안성맞춤이었다. 스웨덴은 리우올림픽 유럽지역예선에서 이변을 일으키며 본선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와 잉글랜드를 따돌리며 4강에 올랐다. 4강전에서 덴마크를 4대1로 대파한 데 이어 결승전에서 포르투갈과 만나 120분 연장혈투 끝에 득점없이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 우승을 차지했다. 스웨덴은 조별리그 통과의 분수령인 독일의 가상 상대다. 올림픽대표팀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독일과 맞닥뜨린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합류하지 못한 손흥민(토트넘)을 제외하고 가용할 수 있는 최강의 전력을 내놓았다. 4-2-3-1 시스템이었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2선에는 류승우(레버쿠젠) 문창진(포항) 권창훈(수원)이 출전했다. '더블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박용우(서울)와 주장 장현수(광저우 부리)가 호흡했다. 포백에는 심상민(서울 이랜드) 최규백(전북) 정승현(울산) 이슬찬(23·전남), 골문은 김동준(22·성남)이 지켰다.

휘슬과 함께 두 개의 축이 충돌했다. 스웨덴이 볼점유율에서 우세했지만 태극전사들은 '실속 축구'로 맞불을 놓았다. 수비에서 공격 전환시 볼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전반 16분 대한민국이 먼저 포문을 여는 듯 했다. 문창진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허공으로 날렸다. 뒤늦게 합류했지만 장현수는 주장다웠다. 안정적인 플레이로 공수의 균형을 잡았다. 그러나 전반 26분 대한민국의 왼쪽 수비가 상대의 스루패스 한방에 순식간에 뚫이며 켄 세마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신태용호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분위기는 침체되지 않았다. 4분 뒤 권창훈이 골과 다름없는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또 다시 마지막 집중력이 저하되며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역전의 서곡이었다. 전반 35분 장현수가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그는 페널티 키커로 나섰지만 상대 골키퍼에게 걸렸고, 흘러나온 볼은 쇄도하던 문창진이 오른발로 화답,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40분에는 황희찬의 원맨쇼가 빛났다. 오른쪽 코너 구석에서 수비수 3명을 따돌린 후 볼을 살렸고, 문창진에게 패스했다. 문창진은 멀티골로 전세를 뒤집었다.


상승세는 후반에도 계속됐다. 후반 8분 세 번재 골이 터졌다. 류승우가 득점포에 가세했다. 류승우는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중앙으로 돌파하다 내준 볼을 잡아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스웨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스웨덴도 넋놓고 있지 않았다. 후반 11분 만회골을 작렬시켰다. 신태용호는 세트피스에서 수비가 무너졌다. 프리킥에서 볼이 크게 넘어가자 뒤로 돌아가는 선수를 잡지 못했다. 야콥 라르손이 이를 밀어넣었다.

신 감독은 후반 37분 박동진(광주) 이창민(제주) 김민태(베갈타 센다이)를 교체출전시키며 3-4-3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후반 43분에는 석현준(FC포르투)가 교체출전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빛났다. 신태용호는 25일 이라크와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0대1로 패했다. 본선 직전 '승리 DNA'를 이식하는 것이 중요했다. 사상 첫 올림픽 축구 동메달을 목에 건 4년 전 런던 대회가 거울이다. 홍명보호는 본선을 앞두고 가진 뉴질랜드(2대1 승), 세네갈(3대0 승)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상큼하게 출발했다.

신태용호도 역전승으로 그 문을 열었다. 이대로만 가면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은 결코 꿈이 아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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