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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광주는 16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에서 2대3으로 쓴 잔을 마셨다. 지난달 29일 수원전에서 2대0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게 6월을 마무리했던 광주. 하지만 7월 들어 치른 리그 3경기에서 1무2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남기일 광주 감독(42)은 "사실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최근 실점이 늘어나면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감독인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마음이 조급해진 것 같다. 차분하게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 감독은 그 동안 스리백 포메이션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K리그에 불고 있는 스리백 열풍을 그리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수비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남 감독은 "만약 우리가 스리백을 하더라도 수비적으로 운영하지 않을 것이다. 팀 상황에 따른 변화"라며 "중앙 수비수를 늘린다고 하더라도 공격 축구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중충한 날씨 만큼 먹구름이 낀 광주의 행보. 그러나 희망도 있다. 남 감독은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부분은 아쉽지만 우리는 언제나 이기는 것이 어려웠던 팀"이라며 "그럼에도 올 시즌 어떤 선수들이 나가더라도 제 몫을 해주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 감독의 고민이었던 정조국 의존도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해소되고 있다. 울산전서 송승민이 섬세한 터닝 동작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조성준은 고대하던 리그 첫 골을 터뜨렸다. 남 감독은 "솔직히 조성준은 울산전에서 해트트릭을 했어야 했다"고 웃은 뒤 "그래도 마수걸이 골을 넣었으니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팀이 이기든 지든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정조국에게 쏠리면서 다른 선수들이 조급함을 가졌던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뭔가 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으면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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