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F 김건웅, 울산이 또 탄생시킨 '특급신예'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7-13 22:59



울산 현대에 또 다시 '무서운 신예'가 탄생했다.

19세 프로 초년생 김건웅이 울산의 FA컵 4강행을 이끌었다. 김건웅은 13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인천과의 2016년 FA컵 8강전에서 전반 14분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팀의 4대1 완승을 이끌었다.

프로 데뷔 첫 득점은 짜릿했다. 인천 진영 페널티에어리어 내 왼쪽에서 볼을 잡은 김승준이 내준 패스를 외국인 공격수 멘디가 아크 왼쪽에 서 있던 김건웅에게 연결했다. 김건웅이 지체없이 시도한 낮은 왼발슛은 인천의 오른쪽 골포스트 하단에 맞고 굴절되며 그대로 골망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초조한 표정으로 볼의 궤적을 쫓던 김건웅은 득점이 확인되자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 선배들의 축하를 받고서야 환한 웃음과 함께 두 팔을 벌린 세리머니로 마수걸이골의 기쁨을 표현했다. 벤치 앞에 서 있던 윤정환 울산 감독도 모처럼 환해진 표정 속에 박수로 화답했다.

김건웅은 올 초 고교 졸업 후 입단한 신인 중 유일하게 동계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윤 감독이 일찌감치 김건웅의 재능을 눈여겨 봤다는 방증이다. 워낙 탄탄한 울산 선수단의 스쿼드를 감안하면 순위가 어느 정도 갈린 시즌 막판에나 중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K리그 클래식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소화한 5경기를 통해 울산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인천과의 같한 인연이 눈길을 끈다. 김건웅은 지난 5월 1일 K리그 인천전에 후반 교체 투입으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번에는 FA컵을 통해 또 다시 만난 인천을 상대로 데뷔 첫 골을 터뜨리며 팀의 4강행을 이끌었다. '인천'이라는 두 글자에 절로 미소가 지어질 법한 상황.

김건웅의 발견은 '변화'를 택한 울산에게도 희소식이다. 울산은 지난해부터 유스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1군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지난 시즌에는 정승현이라는 수비 대들보를 확보한데 이어 올 시즌에는 중원의 김건웅까지 두각을 드러내면서 효과성이 확실하게 증명됐다.

울산은 김건웅의 데뷔골과 2골-1도움을 기록한 멘디의 맹활약을 앞세워 인천을 4대1로 대파하며 2년 연속 FA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1998년 준우승 이래 단 한 차례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던 울산은 인천전 승리를 계기로 '사상 첫 FA컵 제패'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돌풍의 중심에 섰다가 FC서울에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던 인천은 울산전 패배로 일찌감치 고개를 숙였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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