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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리우올림픽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비교를 피할 수 없다.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는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팬들의 눈높이가 달라졌고, 신태용호도 부담백배다. 객관적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그래서 기회라고 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2012년 멤버와 비교하면 분명 부족함이 있다. 선수들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그래서인지 선수들이 오히려 더 똘똘 뭉친다. 이런 분위기라면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제 내 팀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나를 피하고 장난도 잘 안 받아줬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내게 장난을 먼저 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제 내 팀이 됐구나 싶었다"며 웃었다.
태극전사들도 런던 대회보다 더 높은 꿈을 꾸고 있었다. '금빛' 합창이었다.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권창훈(22·수원)은 "모든 팬들이 기대를 하고있고, 우리도 기대가 된다. 어려운 환경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데 우리 팀이 똘똘 뭉치는 수 밖에 없다"며 "경기 끝나기 전까지 하나가 돼서 원하는 목표를 잘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목표는 메달이다. 크게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좌우 윙백인 심상민(23·서울) 이슬찬(23·전남)도 이구동성으로 "4년 전 동메달을 땄는데 우리도 부담은 없지않아 있다. 하지만 형들보다 더 높은 목표로 가야한다. 결승전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 색깔은 역시 금색"이라며 웃었다. 골키퍼 듀오인 김동준(22·성남)과 구성윤(22·곤사도레 삿포로)도 "꿈은 커야 한다. 목표는 우승"이라고 당찬 각오를 다졌다.
중앙수비 삼총사 송주훈(22·미토 홀리호크) 최규백(22·전북) 정승현(22·울산)도 간절했다. "당연히 결승을 가고 싶고,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아픔도 많았고 쓴소리도 들었다. 더 강해졌다. 독기를 품고 죽어라 뛸 것이다" 송주훈의 말에선 살기가 느껴졌다.
18명 가운데 11명만 그라운드에 뛸 수 있다. 내부 경쟁도 불가피하다. 하지만 목표 앞에서 '나'는 없었다. '우리'만 존재했다. 골키퍼의 경우 김동준 아니면 구성윤이다. 서로서로 칭찬하기가 바빴다. 김동준은 "성윤이를 처음 보고 깜짝 놀랐다. 키가 1m 90인데 엄청 빨랐다. 이런 괴물이 어디에서 왔나 싶었다. 조금만 더 다듬으면 금값에 팔 수 있는 옥석이었다. 한국 축구에서 나올 수 없는 신체조건이라 정말 부러웠다"며 엄지를 세웠다. 구성윤도 "동준이를 보면서 세이브 능력이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훈련 때도 이건 아닌데 싶은 수준의 선방이 나온다. 선천적으로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빠르다"고 화답했다. 손흥민과 주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권창훈도 "흥민이 형과 포지션이 겹친다. 경기 뛰는 것도 중요하고 팀이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 선의의 경쟁을 하지만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겠다"며 "중간 역할을 잘 해서 팀이 뭉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 나이 차이가 많이 안 나서 어색하지는 않다. 형들도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태극전사들은 미디어데이 후 해산했다. 18일 장도에 오르기 전까지 별도의 훈련이 없다. 상파울루에 캠프를 차려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한다.
이날 분위기에서 느껴졌지만 올림픽은 더 이상 두려운 무대가 아니다. 신태용호는 리우에서 새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파주=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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