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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닥공 부활, '김신욱 활용'에 달렸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6-30 22:06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남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에 나선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2-1로 앞서던 후반 21분 김신욱을 호출했다. 로페즈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들어선 김신욱의 임무는 원톱이 아닌 섀도 스트라이커였다. 최전방에는 이종호를 그대로 둔 채 좌우 측면 공격수 자리에 고무열과 레오나르도를 세웠다. 김신욱은 센터서클 부근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다가 역습 상황에서는 패스를 연결하고 공간을 찾아 뛰었다. 최전방에서 타깃맨 역할에 충실했던 이전과는 달랐다.

최 감독이 고육지책 끝에 선택한 변화다. 김신욱은 17라운드까지 12경기에 나서 단 1골에 그치고 있다. 1~2라운드 이후 클래식 무대에서 풀타임 출전이 없다. 전북의 로테이션 시스템과 부상이 겹친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김신욱의 모습을 생각하면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큰 기대를 안고 김신욱을 데려온 최 감독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반전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타깃맨 역할에 그쳤던 김신욱을 좀 더 유연하게 활용하면서 팀 공격력을 배가시키겠다는 의지였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제공권 싸움에서 김신욱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2선에서의 볼터치나 움직임이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후반 36분 문전 정면에서 결정적 헤딩슛이 골키퍼 선방에 걸린 장면을 제외하면 눈에 띄지 못했다. 김신욱이 투입된 이후 전북의 공격 전개 속도가 더욱 느려진 것도 문제였다. 최 감독은 "김신욱이 투입된 상황에서 (선수들이) 크로스를 제대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김신욱이 군사훈련 탓에 킥 훈련을 많이 못해 포스트로 활용을 해야 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변화는 계속된다. 전북 공격진엔 균열이 생겼다. 이동국이 광주와의 16라운드에서 근육을 다쳐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이종호와 로페즈가 대체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김신욱 카드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대변되는 특유의 공격적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는 최 감독 입장에선 김신욱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김신욱이 부상 회복 뒤 어느 정도 몸은 만들어졌다는 판단"이라며 "8월부터 재개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과 이전까지 리그에서의 선두 경쟁을 감안하면 김신욱 활용법을 보완해야 한다. 전남전을 통해 어느 정도 맥은 짚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지난해 후반기 몰아치기를 앞세워 득점왕에 골인했다. 최 감독이 선택한 변화가 김신욱을 각성시킬 지 지켜볼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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