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기자회견 전문]신태용 감독 "와일드카드, 좀 더 시간 필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4-26 10:29


2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다목적회의실에서 올림픽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2016 리우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태용 감독은 런던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올림픽을 앞두고 포부를 밝히고 있는 신태용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4.26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 선발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신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리우올림픽 D-100 기자회견에서 "사실 오늘 어느 정도 윤곽을 발표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귀국 후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독일,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말레이시아에 출장을 가 의견을 나누지 못했다. 현 상황에서 밝히긴 어렵다. 5~6명을 체크 중이다. 수비 쪽에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 후보 중 병역 의무 이행 여부를 감안하진 않고 있는지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동기부여는 확실히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런던 대회를 통해 좋은 선수들이 대부분 면제를 받았다"며 "면제를 받은 선수들이라고 해도 팀의 일원이 되어 좋은 팀을 만들도록 돕는 게 맞다고 본다. 나머지 선수들을 위해 희생할 수 있도록 내가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본선 첫 경기를 100일 앞둔 소감은.

많은 취재진들과 만나니 리우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실감하게 된다. 조추첨에 다녀온 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구기 종목 출전은 축구가 유일한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현지 답사를 통해 본선 가능성을 봤다.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지금부터 한 걸음씩 잘 준비하면 런던올림픽 만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시 성남 감독 신분으로 런던올림픽 환영식에 참가해 홍명보 전 감독에게 "다음 올림픽팀 감독 누가 될지 몰라도 정말 힘들거다"라는 말을 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어떤 느낌인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웃음). 그게 내가 될 지 상상도 못했다. 홍 전 감독이 이뤄놓은 성과를 후배인 우리들이 열심히 노력해 한국 축구 팬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 선수로 참가했는데 기록을 보니 3경기 모두 나섰더라. 당시 경험한 바를 선수들에게 어떻게 조언해 줄 것인가.

3경기 모두 대등한 승부를 펼쳤고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아쉬웠다. 우리 선수들에겐 자신감 있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라고 격려하고 싶다. 선수 시절 경험과 지도자의 마음을 갖추면 선수들을 좀 더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올림픽 최종예선과 평가전 등을 통해 보완점이 지적되어 왔다. 포지션 별 고민거거리는.

수비불안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신경을 쓰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수비가 강해야 한다. K리그 소속 선수들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기존 주전 풀백 선수들이 제 포지션을 소화하지 못하는 등 상당히 힘겨운 부분이 있다. 최종 소집 뒤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선 미드필더들이 1선 공격수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황희찬 등이 합류하면 좀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예선에서 일본에 져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본선에서 일본과는 4강 이후에 만나게 될 것이다. 다시 일본을 만난다면.

일본에 졌을 때 상당히 아쉽고 죄송한 감정을 느꼈다. 하지만 내겐 보약이 됐다. 그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일본과 4강에서 만난다면 당시보다 더 멋진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1%도 방심하지 않고 마지막 90분, 120분까지 잘 준비해 다시는 패배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런던올림픽 성과로 인한 중압감이 클 듯 한데.

런던 4강 신화를 넘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긴 어렵다. 피지전부터 매 경기 결승전처럼 준비할 것이다. 그렇게 나아간다면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한 순간에 무너지면 언제든 탈락할 수 있다. 1%의 방심도 용납될 수 없다. 나부터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조편성 직후 와일드카드 구성에 대한 기본적인 구성이 바뀌었는가. 공격과 수비 중 어디에 무게를 두고 있는지는.

사실 오늘 어느 정도 윤곽을 발표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귀국 후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독일,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말레이시아에 출장을 가 의견을 나누지 못했다. 현 상황에서 밝히긴 어렵다. 5~6명을 체크 중이다. 수비 쪽에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

-와일드카드 후보 중 병역 의무 이행 여부를 감안하진 않고 있는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동기부여는 확실히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런던 대회를 통해 좋은 선수들이 대부분 면제를 받았다. 면제를 받은 선수들이라고 해도 팀의 일원이 되어 좋은 팀을 만들도록 돕는 게 맞다고 본다. 나머지 선수들을 위해 희생할 수 있도록 내가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젊은 지도자인 만큼 올림픽 성과에 대한 부담도 상당할 듯 하다. 만약 좋은 성과를 이룬다면 공약할 만한게 있는 지.

올림픽팀을 맡으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본선 출전권을 따지 못하면 지도자 인생이 끝날 것이라는 심리적 압박이 컸다. 하지만 올림픽팀 수장 자리가 쉽게 오는 자리도 아니기 때문에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본선 출전권은 땄지만 본선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내 운명이다. 사명감을 갖고 런던 대회 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도자가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순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퍼포먼스 공약은 되도록 안하려 하고 있다(웃음). 만약 정말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물불 가리지 않고 할 생각이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

-본선에서 전술적 변화 가능성과 최종명단 소집 뒤 A대표팀 일정과 겹칠 와일드카드 활용 방안은.

선수들을 체크하기 위해 독일에 다녀왔다. 본선에 가서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 지도 보고 왔다. 기본적인 전술은 갖고 있지만 변칙적인 전술도 써볼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의 공격력을 극대화시켜 상대 골문을 여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최종예선 당시보다 변형된 전술을 써야 한다는 점도 느꼈다. 그렇게 준비 중이다. 5월 30일 소집 전 와일드카드가 발표될 것이다. 하지만 6월 초 A대표팀이 유럽에서 평가전을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이 최상의 멤버로 경기를 하고 싶어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최대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할 생각이다. 손흥민을 비롯한 와일드카드를 곧바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하긴 조심스런 상황이다.

-피지가 조 최약체로 지목되고 있는데 전력 분석 결과는.

피지를 비롯해 멕시코, 독일의 예선 경기 비디오 및 자료를 확보했다. 아직 확인은 못했다. 다음 주에 받아 보면 상대 실력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독일 현지에서 몇몇 선수들을 보니 정말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멕시코, 피지 선수들에 대해선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분데스리가에서 확인한 독일 선수들은 상당히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초로 남미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다. 브라질월드컵 당시 기후 등의 문제로 고생을 했는데 현지서 받은 느낌은.

국내처럼 현지인들이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걱정하진 않더라(웃음). 보균 모기들은 대도시엔 모기가 없고 늪지대에 많다고 하더라. 큰 걱정은 없어도 될 듯하다. 시차가 딱 12시간 차이다. 처음엔 상당히 힘들었다. 좀 더 일찍 현지에 입성하는 만큼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 계획대로라면 7월 16일 현지에 들어갈 것이다. 베이스캠프는 준비 중이다. 곧 결정될 것이다.

-와일드카드로 빈 자리를 채울 수는 있지만 주축 선수들은 최근 경기를 못 뛰고 있는 선수들이다. 컨디션 극대화를 위해 일찍 소집할 수도 있다.

K리그 시즌과 맞물려 있는 시기다. 개인적인 욕심이라면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과의 협의를 통해 하루라도 일찍 소집하고 싶다. 하지만 프로팀 나름의 고민이 있다. 나도 프로팀 지도자를 해봤기에 이해한다. 전폭적인 지원이 쉽진 않다. 하지만 만약 하루라도 빨리 소집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면 상당히 고마운 일이다. 솔직히 많은 시간을 할애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협회, 연맹과 함께 풀어가야 할 자리다. 이 자리를 빌어 배려를 해달라고 전해주십사 요청드리고 싶다(웃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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