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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상하이! 상하이! 상하이!'
수원 삼성이 상하이 상강(중국)에 고마워할 처지가 됐다.
상하이가 수원의 16강행 라이벌 멜버른 빅토리(호주)를 잡아준 덕분이다.
수원은 19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G조 5차전 감바 오사카와의 경기에서 2대1 신승을 거두며 16강행 불씨 살렸다.
1승3무1패를 기록한 수원(승점 6)은 다음달 3일 상하이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을 이룰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거슬리는 상대가 멜버른이다.
이날 수원-감바전이 끝났을 때만 해도 멜버른은 1승3무로 수원과 승점이 같았다. 한데 1시간 뒤인 오후 8시30분 시작된 경기에서 상하이가 멜버른을 3대1로 격파했다.
양 팀의 첫 맞대결에서 1대2로 패했던 상하이가 제대로 설욕전을 한 것이다. 이 덕분에 수원이 약간 유리해졌다. 우선 조 1, 2위까지 16강 티켓이 주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원은 멜버른과 마지막 2위 경쟁을 해야 한다.
ACL은 조별리그 순위를 승점이 같을 경우 승자승-동률팀 간 골득실-동률팀 간 다득점-전체 골득실-전체 다득점 순으로 정한다. 수원과 멜버른은 2경기 모두 비겼기 때문에 팀간 변수는 의미가 없다. 이날 멜버른은 완패로 골득실은 -1(5골-6실점)이 됐다. 반면 수원은 4골-4실점으로 마이너스 골득실을 제로에 맞추는 데 성공했다.
각자의 최종전에서 모두 승리해 승점 9로 동률이 될 경우을 대비하면 수원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멜버른전 승리로 조 1위 16강을 조기 확정한 상하이(4승1패·승점 12)의 어부지리도 기대할 수 있다. 상하이는 수원과의 최종전에서 전력을 쏟을 이유가 없다. 향후 16강전과 자국 리그를 감안하면 주전의 체력 관리를 위해 수원에 죽기 살기로 달려들 가능성이 낮아진다.
반면 2무3패(승점 2)로 1승도 챙기지 못한 감바는 마지막에 구겨진 체면을 만회하려고 할 것이다. 다만, 걸리는 점은 감바가 지옥의 호주 원정길에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멜버른이 승리해 승점 9가 되는 시나리오보다 낫다. 멜버른은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된다. 게다가 멜버른과 승점이 같아진 상하이도 수원을 상대로 최소 무승부 전략을 펼칠 것이기 때문에 수원의 부담은 더 커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