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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결국엔 '경우의 수'에서 운명이 갈리게 됐다.
기회는 수 차례 찾아왔다. 전반 2분 염기훈이 문전에서 찔러준 공을 산토스가 받아 슛을 날렸지만 아쉽게 빗나갔다. 전반 11분 산토스의 기습적인 헤딩슛도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18분 권창훈의 슈팅은 불운이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패널티 지역 오른쪽, 상대 골키퍼까지 제치고 단독 찬스를 맞았지만, 수비수가 골문 앞에서 공을 걷어냈다. 관중석에서 탄식이 절로 나왔다. 권창훈은 전반 27분 기습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상대를 위협하기도 했다. 골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분위기를 북돋아주는 멋진 광경이었다.
후반전에는 마침내 수원의 선제골이 터졌다. 이번에도 권창훈이었다. 염기훈의 어시스트를 받아 왼발슛을 날렸다. 멜버른의 골망이 경쾌하게 출렁거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수원이 방심한 틈을 타 불과 1분여 만에 멜버른 바바루세스의 만회골이 나왔다. 어렵게 얻고 쉽게 내준, 1-1이었다.
이후에도 수원은 부지런히 뛰었다. 멜버른도 공세적으로 나왔다. 선수들이 하프라인을 넘나들며 쉴 새 없이 누볐다. 후반 22분 산토스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몇 번의 프리킥 찬스도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1승이 절실한 수원에겐 두고두고 안타까울 찬스였다.
4차전 무승부로 수원은 3무1패를 기록, G조 3위에 올랐다. 상하이 상강(중국)은 3승1패로 조1위를 지켰고, 멜버른이 1승3무로 2위, 감바 오사카(일본)가 2무2패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원은 오는 19일 감바 오사카와 5차전을 치르고, 5월 3일 상하이 상강과 6차전을 갖는다. 16강을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2개 남았다.
수원=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