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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ACL 4차전 무승부, 16강 가는 길 좁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6-04-06 21:55



수원 삼성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결국엔 '경우의 수'에서 운명이 갈리게 됐다.

수원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G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멜버른 빅토리(호주)를 만나 1대1로 비겼다. 3차전까지 2무1패로 G조 최하위라, 16강 진출을 위해선 승점 3점이 절실히 필요했다. 하지만 4차전 무승부로 수원의 앞길엔 비상등이 켜졌다.

삼성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압박하며 골문을 쉼 없이 두드렸다. 그러나 작심한 듯 수비에만 치중한 멜버른의 장신 군단에 번번이 막혔다.

기회는 수 차례 찾아왔다. 전반 2분 염기훈이 문전에서 찔러준 공을 산토스가 받아 슛을 날렸지만 아쉽게 빗나갔다. 전반 11분 산토스의 기습적인 헤딩슛도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18분 권창훈의 슈팅은 불운이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패널티 지역 오른쪽, 상대 골키퍼까지 제치고 단독 찬스를 맞았지만, 수비수가 골문 앞에서 공을 걷어냈다. 관중석에서 탄식이 절로 나왔다. 권창훈은 전반 27분 기습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상대를 위협하기도 했다. 골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분위기를 북돋아주는 멋진 광경이었다.

삼성이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동안 멜버른은 눈에 띌 만한 공격 기회를 갖지 못했다. 수원이 압도한 전반전이었다.

후반전에는 마침내 수원의 선제골이 터졌다. 이번에도 권창훈이었다. 염기훈의 어시스트를 받아 왼발슛을 날렸다. 멜버른의 골망이 경쾌하게 출렁거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수원이 방심한 틈을 타 불과 1분여 만에 멜버른 바바루세스의 만회골이 나왔다. 어렵게 얻고 쉽게 내준, 1-1이었다.


이후에도 수원은 부지런히 뛰었다. 멜버른도 공세적으로 나왔다. 선수들이 하프라인을 넘나들며 쉴 새 없이 누볐다. 후반 22분 산토스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몇 번의 프리킥 찬스도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1승이 절실한 수원에겐 두고두고 안타까울 찬스였다.

4차전 무승부로 수원은 3무1패를 기록, G조 3위에 올랐다. 상하이 상강(중국)은 3승1패로 조1위를 지켰고, 멜버른이 1승3무로 2위, 감바 오사카(일본)가 2무2패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수원은 오는 19일 감바 오사카와 5차전을 치르고, 5월 3일 상하이 상강과 6차전을 갖는다. 16강을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2개 남았다.


수원=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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