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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협 발탁한 슈틸리케, 평가는 냉정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3-14 10:48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정협(25·울산 현대)의 K리그 클래식 복귀전은 아쉬움이었다.

이정협은 13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 울산의 원톱으로 나서 전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했다. 하지만 이날 이정협은 전반 초반 단 한 차례의 슈팅 외에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팀의 0대2 완패를 지켜봐야 했다.

조급했다. 많이 뛰면서 상대 수비진을 끌고 다니는 자신의 임무에는 충실했다. 하지만 2선과 약속된 움직임에서 미숙함이 드러나면서 결과적으로 상대 수비진 교란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는 닿지 못했다. 그동안 A대표팀에서 변칙적인 움직임에 비중을 뒀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마무리 연결이 없는 공격수라면 원톱 효율성에 의문 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이날 경기장엔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과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카를로스 아르무아 A대표팀 수석코치가 이정협의 활약을 체크했다. 이정협이 3월 A매치 명단에 발탁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지만 상주전에서 보여준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심심찮게 들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에게 다시금 신뢰를 보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발표한 A대표팀 소집 명단에 이정협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이정협은 황의조(24·성남) 석현준(25·포르투)과 함께 공격수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사실 어제 경기(상주전)에선 호날두나 메시가 서 있다 해도 (원톱에게) 볼이 잘 가지 않았기에 좋은 모습을 보이긴 힘들었다"며 "(이정협은) 지난해 A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부상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항상 좋은 모습이었다. 적어도 이번 기회 만큼은 이 선수들을 다시 부를 여력이 됐다. 지난해 보여준 좋은 모습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A대표팀에) 불렀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솔직하게 말하면 박주호(29·도르트문트) 김진수(24·호펜하임) 뿐만 아니라 이정협도 이번 명단에 들어선 안된다"며 '최상의 경기력'이라는 A대표팀 선발 조건에는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태극마크를 다시 거머쥐었지만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 '슈틸리케호 황태자'로 불렸던 이정협이 3월 A매치에서 중대 기로에 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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