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항저우에서의 성공, 얘기하기 이르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2-22 14:11


22일 오후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홍명보 자선축구' 미디어 데이가 열렸다.

미디어데이에서 홍명보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국프로축구팀 황저우 뤼청(그린타운)으로 현역 복귀가 확정된 홍명보 전 대표팀감독이 '청소년에게 희망을 소아암 환우들에게 사랑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자선축구 경기를 펼친다.

참가하는 선수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연 홍명보 감독은 앞으로도 자선축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자선축구 경기는 (주)건영의 지원을 받아 27일 일요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2.22.

"항저우에서의 성공은 아직 얘기하기 이르다."

중국 항저우 그린타운 지휘봉을 잡게 될 홍명보 감독(46)이 당장의 성과보다 미래를 얘기했다.

홍 감독은 22일 서울 서초구의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 2015' 미디어데이에서 "항저우에는 1월 초 합류할 것이다. 1~2월은 중국 또는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계획 중이다. 계약이 성사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 감독이 K리그와 일본 J리그 팀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항저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축구도 축구지만 중국은 세계를 이끌어가는 나라다. 인간으로서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미국에서 살아봤기 때문에 중국에서 지낸다는 것도 축구인을 떠나 인간으로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식을 취하면서 잘한 점과 잘못된 점을 정리했다. 지금이 다음 단계를 가지고 일할 시간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항저우의 운영 철학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항저우는 중국 내 유소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오카다 감독이 유소년 총괄을 맡고 있다. 구단 철학도 어린 선수들을 발전시켜 팀을 성장시키자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외국이지만 시스템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최근 일본에서 오카다 감독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홍 감독은 "오카다 감독을 일본에서 만났다. 1년에 5~6번 구단을 방문한다. 지금 선수들은 오카다 감독이 항저우를 맡았을 때와 약간 달라졌다. 정보 교환이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항저우와의 계약서에는 독소조항을 모두 제거했다. 홍 감독은 "구단과 충분히 얘기했고 생각도 잘 맞았다. 독소조항도 모조리 뺐다. 협상에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물론 항저우의 성적 향상도 홍 감독이 책임져야 할 몫이었다. 홍 감독은 "지난해(11위)보다는 성적이 좋아야 할 것이다. 강등권과 4점차였다. 구단에서도 내년 시즌 팀이 강등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하더라"며 "내가 시작을 할 때 팀을 중위권으로 올리는 것은 좋은 모습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단에선 내년이 역사상 가장 어려운 해라고 하더라. 그러나 나는 도전을 가지고 일을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어려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내년 슈퍼리그에서 박태하 옌볜FC 감독, 장외룡 충칭 감독과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홍 감독은 "그런 맞대결보다는 얼마만큼 중국 내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는 지도자가 되느냐가 중요하다. 한국 지도자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가 쌓일 경우 다음에 중국으로 진출하는 한국인 지도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때문에 중국 내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 한국 정서를 뿌리내릴 수 있어야 한다. 전체적으로 중국 내에서 신뢰받는 사람이 돼 차기 지도자들에게 길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설렘과 열정,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진 홍 감독은 "클럽 감독은 처음이다. 이 팀에서 가장 처음 하고 싶은 일은 내 철학을 공유하고 싶다. 안되면 계속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함께 했던 김태영 코치와 김봉수 골키퍼 코치 영입은 불가라는 입장이다. 홍 감독은 "현재 중국 코치도 경험이 있다고 들었다. 다른 코치도 영입 중에 있다고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항저우에서의 성공에 대해서는 "아직 그 수준을 얘기하기에 이르다"며 "향후 몇년 후의 얘기다. 일단 나 역시 처음 시작한다. 잘 할 수 있을지라는 걱정도 든다. 처음하는 일이기 때문에 굉장히 열정적으로 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결과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나는 이 팀이 미래를 가지고 좋은 팀으로 만들어나가느냐가 중요하다. 물론 항저우는 근래 상위권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팀이었다. 축구는 예측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선수들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도록 잘 이끌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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