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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이에요."
문창진(포항)의 첫 마디였다. 미묘한 떨림과 자신감이 공존하는 목소리였다.
문창진은 지난 7월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전남과의 경기에서 오른무릎 부상을 했다. 회복에 6주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백이 길어졌다. 황선홍 전 포항 감독도 "창진이의 회복이 더뎌서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가장 애가 타는 것은 문창진 자신이었다. 문창진은 "당시 빨리 회복될 줄 알았다. 그래서 욕심을 냈다. 그게 화근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문창진은 8월 또래 동료들이 중국 우한에서 동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을 먼 발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끝내 K리그에도 돌아오지 못했다. 그렇게 문창진의 2015년이 지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발표된 신태용호 제주 전지훈련 명단에 문창진의 이름이 있었다.
문창진은 공백기간에도 신태용호를 주지해왔다 . 문창진은 "TV로 신 감독님의 축구를 봤다. 빠르고 영리하며 공격적인 팀이 됐다. 내가 없어도 좋은 축구를 했다"며 웃음 지었다.
이어 문창진은 "그간 경기들을 봤을 때 패스 전환이 빠르고 좋았다. 하지만 결정력이 부족한 부분이었다. 나는 슈팅도 많이 시도하고 골도 넣을 것"이라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문창진은 2차 울산 전지훈련 때 합류할 유럽파 선수들에 대해 "무서운 기량을 가졌다"면서도 "서로 욕심보다는 양보를 통해 더 좋은 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창진은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며 부활의 신호탄을 장전했다. 15일까지 진행되는 제주 전지훈련은 문창진이 넘어야 할 첫 관문이다.
문창진은 "최대한 빨리 몸상태를 올려서 신 감독님의 축구에 녹아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서귀포=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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