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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 성남=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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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까치' 김두현(33·성남)의 2015년은 '동분서주'였다.
성남 유니폼을 입고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곧바로 '고참'이 됐다. 지난해 감독만 두 차례 바뀌었던 '난파선' 성남은 김학범 감독 부임 뒤 FA컵을 손에 놓었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K리그 클래식은 고사하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망신을 당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성남은 클래식 스플릿 그룹A 진입 뿐만 아니라 ACL에서 16강에 올라 '챔피언' 반열에 오른 광저우 헝다(중국)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비 때마다 터진 김두현의 한방과 '형님 리더십'이 그라운드를 수놓았다는 평이다.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 참가한 김두현은 "그동안 치러온 시즌 중 올해가 가장 빨리 지나간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어수선했던 팀이 올해 잘 뭉쳐 좋은 성적까지 내는 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웠다"며 "나 뿐만 아니라 구단 모두에게 큰 도전의 해였다. 성적 뿐만 아니라 관중들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고 생각한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또 "나 자신보다 팀이 단단해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올 한해를 돌아보면 후배들이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뀌는 모습이 보이더라"며 "올해와 같은 모습을 이어가며 적절히 보강이 된다면 내년에는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신뢰가 커졌다"고 강조했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역시 ACL이다. 성남은 안방에서 치른 16강 1차전에서 김두현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2대1로 이겼지만, 원정 2차전에서 0대2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두현은 "1차전보다는 2차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내게 많은 찬스가 왔었는데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과 같은 모습이라면 내년에 우승에 도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보강만 잘되면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혼기에 접어든 김두현에겐 매년이 소중하다. 김두현은 "그라운드에서 '아직 죽지 않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며 "기대와 성원이 내게는 큰 자극제가 된다. 올해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내년에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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