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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교육부와 대한체육회가 주최한 2015년 전국학교스포츠클럽배구대회가 열린 강원도 인제다목적구장. "어이~파이팅." 오전 8시30분 체육관에 들어서자 중·고교 클럽 여자 배구 선수들이 경기 준비를 위해 몸을 풀고 있었다. 환한 웃음과 즐거운 표정이 가득했다. 진학을 위해 승부에 목매야 하는 엘리트체육이 아닌 클럽체육이기 때문에 연출될 수 있는 풍경이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답게 경기가 시작되자 선수들의 표정은 진지해졌다. 그런데 유독 밝은 표정으로 코트를 누비는 여학생이 눈에 띄었다. 경남 혜성여중 2학년 타라양(14)이다. 남아공 출신의 타라양은 8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살고있다. 부모님이 경남 거창에서 영어회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타라양은 "초등학교 때 살을 빼려고 배구를 시작했다. 중학교에 와서도 선생님의 권유로 하게 됐다"며 "서브를 성공시킬 때 즐겁다"며 웃었다. 배구는 타라양에게 활력소이자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이기도 했다. 경상도 억양을 구사하는 타라양은 "한국에 처음 와서 말이 안 통하다보니 살짝 외로웠다. 그러나 배구를 하면서 친구들이 많이 챙겨준다. 배구를 통해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부모님은 배구를 그만하고 영어를 공부하라고 하신다. 사실 포기하려고도 했다. 그러나 주위의 독려로 계속 배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배구를 하면 끈기와 열정이 생긴다. 그래서 공부에 도움이 된다. 성적도 약간 올랐다"고 말했다. 타라양에게 배구는 이제 자부심이 됐다. "훗날 엄마가 배구선수였다고 자식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런 자부심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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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여학생들은 연약하지 않았다. 이수정양(전남 장흥여중 1학년)은 "여학생이 다소곳해야 한다는 이미지는 고정관념이다. 연약하지 않다. 배구는 다소곳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멋있는 플레이를 위해서 몸도 날리며 디그도 하고, 수비를 하기 위해 발목도 접지를 수 있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인제=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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