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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100회 출전' 기성용, 박지성 뛰어넘을 날 멀지 않았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1-08 16:27 | 최종수정 2015-11-09 07:07


ⓒAFPBBNews = News1

역대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중 단연 돋보였던 선수는 '산소탱크' 박지성(34·은퇴)이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영국에서 무엇을 하든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2005년 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 선수였다. 이후 EPL에 진출하는 선후배들이 있었지만, 박지성의 존재는 소위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었다.

역사는 영원하지 않다. 박지성이 영국 땅을 밟은 지 10여년이란 시간이 흐르자 개척의 역사도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주인공이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다.

기성용이 영국 무대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EPL 100회 출전 기록을 세웠다. 기성용은 8일(한국시각) 영국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벌어진 노리치시티와의 2015~2016시즌 EPL 12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했다.

2012년 여름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스완지시티로 둥지를 옮긴 기성용은 데뷔시즌 EPL 29경기를 소화했다. 2013~2014시즌에는 스완지시티에서 1경기를 뛰고, 선덜랜드로 임대를 떠나 27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시즌 스완지시티로 복귀한 기성용은 33경기에 나서 팀 내 최다인 8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에는 초반 부상을 딛고 10경기째 정규리그에 나서며 EPL 100회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정규리그만 놓고보면, 박지성보다 훨씬 빠른 페이스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4년 만에 EPL 100번째 경기를 치렀다. 아직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중 EPL 최다 출전은 박지성이 보유하고 있다. 총 154경기(맨유 134경기, 퀸즈파크레인저스 20경기)다.

기성용이 박지성을 뛰어넘을 날이 멀지 않았다. 기성용은 올 시즌 초반 부상에서 빠르게 회복한 뒤 꾸준하게 게리 몽크 스완지시티 감독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 경기력도 나쁘지 않다. 4-2-3-1 포메이션에서 존 조 셸비와 함께 '더블 볼란치(두 명의 미드필더)'로 배치된다. 기성용은 수비진부터 진행되는 빌드업의 초석이 됐다. 좀 더 공격을 세밀하게 조율하는 역할은 존 조 셸비의 몫이다. 수비시에는 포백을 도와 수비를 두텁게 했다. 공격시에는 중원에서 공수 연결고리로 뛴다.

잭 코크 또는 레온 브리튼이 투입되면 존 조 셸비가 맡았던 역할로 변신한다. 번뜩이는 공격을 연출한다. 활동 범위를 끌어올려 공격의 세밀함을 높인다.

기성용은 팀 내에서 존재감이 확실하다. 지난 시즌에는 스완지시티와 3년 재계약을 했다. 스완지시티 회장이 빅클럽이 노리는 기성용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맺었다.


이 흐름대로라면 기성용은 내년 시즌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EPL 최다 출전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특히 기성용의 기록이 더 의미있는 것은 포지션 때문이다. 강한 몸 싸움을 위해 중앙 미드필더를 피지컬이 좋은 유럽 선수들로 선호하는 EPL 구단에서 확실하게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기성용이다. 게다가 나이는 20대 중반이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미래가 아직 밝다는 얘기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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