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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했다."
부산 구단 관계자는 최영준 신임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이렇게 요약했다.
부산은 지난 7월 윤성효 전 감독이 중도 사퇴한 뒤 데니스 감독대행 체제로 33라운드까지 11경기를 치렀다.
새로운 감독을 영입할 경황이 없어 감독대행 비상체제로 급히 전환했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데니스 감독대행 부임 이후 성적은 1승3무7패.
결국 10위 광주(승점 35)와 승점 11점차 11위(승점 24)로 하위 스플릿 시즌을 맞이해 K리그 클래식 잔류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당초 부산은 데니스 감독대행을 임명하면서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데니스 체제로 간 뒤 신임 감독 선임 여부는 이후 결정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데니스 감독대행 부임 이후에도 되레 악화된 팀 성적도 그렇지만 선수들 사이에 깊이 박혀있는 무기력증과 침체된 분위기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다. 현실적으로 올 시즌 선수 등록이 완료된 마당에 선수를 바꿀 수도 없으니 사령관에 변화를 주는 수밖에 없기도 했다.
부산 구단이 자체 파악한 문제점은 선수단에 파이팅을 유도하고 카리스마로 인도해 나갈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다. 선수들 대부분 젊고 경험이 부족한 데다, 때론 무섭게 후배를 리드할 성격을 가진 선수가 없었다. 감독대행 체제도 리더십을 갖고 이끌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총체적 난국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내공'을 갖춘 '기술자'가 필요했다. 부산 구단은 "축구계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 지도자로서 최 감독은 무난하다는 평가다. 선수들과 소통을 감안해 적당한 연령대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부산은 유소년 육성 시스템에 열정이 깊은 최 감독의 특성을 중시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겸 기술위원을 맡으면서 협회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인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유소년팀과 클럽을 연계한 선수 발굴 시스템은 구단주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추구하는 축구철학이기도 하다.
따라서 부산은 최 감독을 통해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젊은 선수들을 키워나가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올 시즌 완료가 아닌 하위 스플릿 라운드 돌입을 앞두고 그를 영입한 것도 2016년 대비 선수단 파악 시간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최 감독은 "그렇지 않아도 구단측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을 때 유소년 육성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부산 구단이 기대하는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나의 노하우를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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