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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수들을 믿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겠다."
노상래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23일 '상위 스플릿'의 꿈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31라운드 종료 후 승점 42, 7위 전남의 '자력 6강'은 불가능해졌다. 6위 인천은 남은 2경기, 울산, 성남전에서 승점 4점을 챙기면 '자력 6강'이 확정된다. 전남은 남은 수원, 서울전에서 2연승한 후, 인천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3위권을 유지하던 전남은 최근 8경기에서 5무3패, 승점 5점을 따는 데 그쳤다. 박빙의 승점 전쟁속에 7위권으로 떨어졌다. '레전드 수문장' 김병지의 700경기, 제주 징크스를 넘으며 전남의 위력을 과시한 이후 거짓말같은 슬럼프에 빠졌다. 스플릿의 명운이 결정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 라이벌 팀들이 승승장구 하는 새 전남만 유독 주춤했다. 역전을 허용했다. 노 감독은 가장 아쉬운 경기를 묻자 "모든 경기가 다 아쉽다. 인천전부터 다 새로 하고 싶다"고 했다. 3라운드, 올시즌 인천전 첫 패배(0대2패)도, 30라운드 대전전 무승부(1대1 무)도, 31라운드 울산전 역전패(2대3패)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속이 쓰리다. 지난해 전남은 울산에 승점 1점차로 뒤지며 상위리그 티켓을 놓쳤다. 6강 탈락이 이미 확정된 울산은 올해도 전남의 6강 전선에 '고춧가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시즌 전남이 2골을 먼저 넣고 패한 경기는 울산전이 처음이다.
막판 전력 손실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31라운드 울산전에서 '영리한 센터백' 임종은이 무릎을 다쳤다. 안용우, 오르샤 등 한시즌 내내 믿고 썼던 '양날개'도 컨디션이 좋지 않다. 수원, 서울 등 강호들과의 승부를 앞두고 엷은 선수층에 주전들의 부상까지 겹쳤다. 시즌 막판, 이겨야 사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잇몸 축구'는 수원만의 고민이 아니다.
노 감독은 "핑계를 찾으려면 한도 끝도 없다. 나는 그런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있는 선수들을 믿고 쓰겠다. 우리가 가진 자원으로 똘똘 뭉쳐 끝까지 한번 해보겠다"고 했다.
뒷심 부재의 '용두사미'가 아닌 기적같은 '화룡점정'을 꿈꾼다. 노 감독은 "무엇보다 한시즌을 잘 치러낸 선수들의 아쉬움이 가장 크다. 마지막까지 스스로를 위해서도, 홈팬들을 위해서도 포기하지 않는 승부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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