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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신화 스타트' 수원 조찬호 "개인적인 욕심 버렸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8-19 07:34


수원 임대생 조찬호. 사진제공=수원 삼성

조찬호(29·수원)에게 지난 해는 '악몽'이었다. 시즌 초반 갑작스런 부상의 악령에 사로잡혔다. 오른무릎 후방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기나긴 재활에 돌입했다. 1년 가까이 쉬었다. 터키 동계훈련을 거쳐 그라운드에 복귀한 조찬호에게 올 시즌 기회가 주어졌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조찬호를 선발과 교체멤버로 중용했다. 그러나 부활은 쉽지 않았다. 그를 괴롭힌 건 부상 트라우마였다. 조찬호는 "여전히 100%의 몸상태가 아니다. 민첩한 턴 동작 등 수술한 다리가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다. 때문에 다른 동작을 터득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했다. 수원의 풀백 최재수와 맞임대돼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여야 했다. 조찬호는 "황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셨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생각의 전환이 조찬호의 마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그는 "마음은 전혀 상하지 않았다. 6개월 임대는 동기부여 차원도 있다. 그만큼 책임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바뀐 환경은 의외로 편안했다. 수원에서 고향(양평)도 가까웠고, 서정원 수원 감독의 첫 마디도 조찬호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렸다. "수원은 가족같은 분위기다. 서두르지 말고, 편안하게 생활해라." 조찬호는 "수원 선수들의 장점은 경기를 뛰면서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또 어느 팀이나 기본적인 틀이 비슷하기 때문에 적응은 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임대 후 투입된 첫 경기는 조찬호를 위한 무대였다. 16일 제주 원정에서 2골-2도움을 폭발시켰다. 팀이 터뜨린 4골을 모두 만들어냈다. 그러나 조찬호는 개인적인 욕심을 버렸다. 6개월 임대를 통해 얻어가고 싶은 것은 수원의 좋은 성적이다. 그는 "개인적인 욕심은 부리지 않기로 했다. 수원이 좋은 성적을 얻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찬호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수원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기존 김은선 카이오 민상기 박종진 오장은에 이어 최근 조성진 곽희주 홍 철까지 부상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후반기 필승카드였던 일리얀도 16일 제주전을 앞두고 훈련 도중 골반을 다쳤다. 조찬호는 부상자들이 복귀할 때까지 제 몫 이상을 해줘야 한다. "나도 부상자"라며 웃은 조찬호는 "'우리가 잘하는 것을 즐겁게 하자'는 분위기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대 신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조찬호의 부활 태엽이 빠르게 조여지고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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