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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설빈 결승골' 윤덕여호, 혈전 끝 中 1대0 제압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8-01 23:56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윤덕여호가 혈전 끝에 개최국 중국을 꺾고 2015년 동아시안컵 첫 승을 거뒀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 오후 10시(한국시각) 중국 우한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가진 중국과의 2015년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정설빈(인천 현대제철)의 결승골을 잘 지켜 1대0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서 한국은 뛰어난 압박과 조직력으로 선제골을 얻었고, 후반 중반 이후 체력저하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며 승리를 얻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심서연(이천 대교)이 오른쪽 무릎을 다쳐 실려 나갔고, 골키퍼 김정미(인천 현대제철)도 부상하는 등 남은 경기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한국의 압박에 밀려 전반전 단 1개의 슈팅에 그쳤던 중국은 후반 체력적 우세를 앞세워 총공세를 펼쳤으나, 안방에서 영패로 고개를 숙였다.

윤 감독은 정설빈을 원톱으로 놓고 2선에 이금민(서울시청) 이민아(인천 현대제철) 강유미(화천 KSPO)를 배치하는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심서연과 이소담(대전 스포츠토토), 포백 라인에는 김수연(화천KSPO) 황보람(이천 대교) 임선주 김혜리(이상 인천 현대제철), 골문엔 김정미를 세웠다. 하오웨이 중국 감독은 캐나다 여자월드컵 본선 주전 대부분을 선발로 기용하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섭씨 29도, 습도 73%의 찜통더위 속에 경기를 시작한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포백 라인을 끌어 올린 뒤 심서연을 중심으로 강한 압박을 전개하며 중국을 몰아붙였다. 전반 13분 이민아의 오른발슛을 시작으로 전반 15분 이금민, 전반 22분 강유미가 잇달아 중국 골문을 두들겼다. 예상 외의 압박에 중국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오웨이 감독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벤치 앞에서 물병을 집어 던지는 듯 신경질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한국이 선제골을 얻었다. 중국 진영 페널티에어리어 바깥 오른쪽 대각선 지점에서 중국 수비진이 걷어낸 볼이 강유미의 몸에 맞고 굴절됐고 아크 오른쪽에 서 있던 정설빈에게 흘렀다. 정설빈은 무인지경의 상황 속에 침착하게 골문을 응시한 뒤 아크 오른쪽에서 왼발슛을 연결, 중국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에 정확히 명중시켰다. 하오웨이 감독은 결국 왕슈앙 대신 팡펑위에을 내보내며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밖에 없었다.

높은 습도 속에 강도 높은 압박을 전개, 선제골을 얻어낸 한국은 템포 조절에 나섰다. 압박이 풀린 중국이 왼쪽 측면 공격을 활용해 몇 차례 찬스를 잡았으나, 임선주 김혜리의 수비에 막혀 활로를 찾지 못했다. 심서연 이민아가 전개하는 전방 압박도 중국 수비진의 실책을 유도해냈다. 한국은 침착한 빌드업과 영리한 측면 활용으로 분위기를 주도한 끝에 전반전을 1골차 리드로 마무리 했다.

중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총공세에 나섰다. 차분하게 중국의 공세를 막아내던 윤덕여호는 후반 7분 돌발상황에 맞닥뜨렸다. 중국 진영 오른쪽 측면서 압박을 시도하던 심서연이 방향 전환 과정에서 쓰러진 뒤 오른쪽 무릎 통증을 호소, 들것에 실려 나왔다. 윤 감독은 심서연 대신 손윤희(화천 KSPO)를 투입하는 처방을 내렸다.

한국은 후반 중반에 접어들며 체력적 부담을 느끼며 중국에 서서히 주도권을 넘겨주기 시작했다. 윤 감독은 후반 16분 이금민 대신 김상은(이천 대교)을 투입하면서 변화를 택했다. 하지만 중국 쪽으로 넘어간 흐름을 좀처럼 찾지 못했다. 후반 23분 문전 오른쪽에서 루지아후이에게 결정적인 오른발슛 찬스를 내줬다. 그러나 슛이 아슬아슬하게 오른쪽 골포스트 바깥으로 흘러나가며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후반 26분에는 문전 왼쪽에서 왕슈앙과 맞선 김정미의 멋진 선방이 나오면서 또 실점 위기를 넘겼다. 중국도 경기가 뜻대로 풀리진 않았다.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에 나섰던 로우지아후이가 후반 27분 오른쪽 어깨를 다쳐 그대로 실려갔고, 결국 탕지아리로 교체되기에 이르렀다. 한국은 후반 31분 왼쪽 측면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가 문전 정면으로 쇄도하던 왕샨샨의 오른발에 걸렸으나, 김정미가 펀칭으로 가까스로 막아내면서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국은 후반 35분 김정미가 펀칭 과정에서 중국 선수와 충돌하면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해 우려를 자아냈다. 가까스로 몸을 추스른 김정미가 다시 골문을 지켰지만, 체력이 바닥난 한국은 중국의 공세 속에 어려운 흐름을 이어갔다. 윤 감독은 후반 43분 김혜리 대신 서현숙(이천 대교)을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한국은 무려 8분이나 주어진 추가시간 속에 역습을 앞세워 리드를 지켰고, 결국 1골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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