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의 천군만마' 신진호, 포항 패배 속에서도 빛났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7-05 16:20 | 최종수정 2015-07-06 07:22



'돌아온 멀티맨' 신진호(27)는 황선홍 포항 감독의 '천군만마'였다. K리그 클래식 반환점을 돌 때까지 들쭉날쭉함을 보인 제로톱을 향상시켜줄 자원이었다. 신진호에게 큰 기대감을 품을 수 있었던 것은 황 감독의 축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포항 유스(포철고) 출신인 신진호는 2011년 1군에 데뷔, 황 감독이 꿈꾸는 '스틸타카'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2012년에는 포항의 2년 연속 FA컵 우승에 일조했다. 이후 2년간 중동생활을 마치고 포항으로 다시 돌아와 K리그 복귀전만 기다리고 있던 신진호였다.

704일 만의 귀환이었다. 여름 이적시장의 문이 열린 1일 K리그 등록을 마친 신진호는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수원 삼성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클래식 20라운드 홈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신진호는 예상대로 제로톱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고무열-모리츠-조찬호와 함께 상대 수비진을 휘저었다. 신진호의 주 역할은 최전방 공격과 허리의 연결고리였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의 한 축을 담당했다. 손준호 홀로 이음새 역할을 하던 이전과는 훨씬 조직력이 좋아진 모습이었다. 신진호의 가세로 손준호의 어깨가 가벼워진 듯했다.

또 신진호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키커로 나섰다. 예리함은 여전했다. 골문으로 연결되는 프리킥은 정성룡 수원 골키퍼를 수차례 위협했다. 특히 후반 19분에는 아크 서클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강타하기도 했다.

오랜 만에 경기를 소화한 탓인지 후반 막판 근육 경련이 일어났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참고 풀타임을 뛰었다. 이날 포항은 0대1로 패했다. 그러나 팀 패배 속에서도 신진호의 팔색조 매력은 빛났다. 신진호는 "준비를 많이 했지만 막상 실전에 들어가니 쥐도 나고, 첫 경기라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2년 전 경험한 포항의 스타일을 알지만 아직 선수들과 조금 더 발을 맞춰봐야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감독님 생각에 초점을 맞추고, 감독님의 짐을 덜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도 신진호의 활약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진호는 충분히 잘해줬다. 예전과 달리진 게 없다. 훈련 때나 경기 때나 언제나 한결같다." 그러면서 황 감독은 "진호는 어떤 포지션이든 소화할 수 있어 중원과 공격진에 여유가 생겼다.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고, 더 잘해줄 거로 믿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진호는 돌아오자마자 중책을 떠안았다. 문창진이 최근 오른무릎뼈 골절로 쓰러졌고, 원톱 자원인 라자르도 부상에서 회복 중이다.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진호는 황 감독의 고민을 조금 덜어줄 수 열쇠였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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