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수문장 구도 지각변동? 김승규 선발 왜?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6-16 23:17


김승규.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선택은 김승규(25·울산)였다.

김승규는 16일(한국시각)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얀마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에서 선발 출전, 팀의 2대0 승리에 견인했다.

그 동안 슈틸리케호의 넘버원 골키퍼는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었다. 그는 저평가됐던 자신의 가치를 1월 호주아시안컵에서 끌어올렸다. 조별리그 2경기와 8강, 4강에서 무실점 선방을 펼쳤다. 단점이던 큰 실수는 보이지 않았고, 수비진 리드도 안정적이었다. 특히 좋은 발기술과 최전방 수비수 역할까지 잘 소화했다. 당분간 주전 골키퍼 구도는 김진현으로 굳어지는 듯 보였다.

김승규(25·울산)는 김진현의 그늘에 가려있었다. 지난해 6월 벨기에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신들린 선방으로 A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우뚝 서는 듯 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세컨드 골키퍼로 추락했다.

그런데 김승규가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 미얀마전까지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또 다시 슈틸리케호의 주전 수문장 구도에 지갗동이 일어나는 것일까.

일단 김진현과 김승규의 기량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김진현은 3월 A매치 이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가 4월 중순 소속팀에 복귀해 14경기 연속 출전했다. 14실점을 했다. 팀도 부진했고, 김진현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김승규는 소속팀 울산의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홀로 슈퍼 세이브로 팀의 패배를 구해낸 적이 많았다. 슈틸리케 감독도 울산을 찾아 새 얼굴을 찾는 동시에 김승규의 뛰어난 경기력을 눈으로 직접 봤다.

기량이 비슷하다면 김봉수 A대표팀 골키퍼 코치는 당일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슈틸리케 감독에게 추천한다. A대표팀 관계자는 "김진현보다 김승규의 몸 상태가 괜찮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김승규는 11일 UAE전에서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이 상승세를 그대로 미얀마전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한 슈틸리케 감독의 계획이었다.


또 치열한 골키퍼 주전 경쟁을 유도한 차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호주아시안컵 활약으로 주전 골키퍼라고 확신했던 김진현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묘수라는 평가다.

김승규는 슈틸리케 감독의 의도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미얀마가 워낙 약체라 위험한 상황은 맞지 않았다. 전반 22분 상대 역습 때 빗맞은 슈팅을 빠르게 뛰어나와 선방한 것이 가장 힘을 쓴 장면이었다. 후반 세 차례 슈팅을 잡았지만, 힘없이 굴러오는 슈팅일 뿐이었다.

슈틸리케호의 주전 골키퍼 구도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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