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축구회로 시작해 최상위 프로리그팀으로 꿈을 펼치는 만화같은 이야기가 일본에서 펼쳐지고 있다.
올 시즌 J1(1부리그)에 첫 선을 보이는 마쓰모토 야마가가 주인공인다. 일본 중부 나가노현 마쓰모토시를 연고로 하는 이 구단의 창단년도는 50년 전인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쓰모토시에 거주하던 사회인, 교사들이 자신들이 자주 들르던 찻집 '야마가'에서 축구팀을 결성하기로 한다. 이들은 조기축구를 시작으로 사회인리그에 진출하더니 2004년 J리그 참가를 목표로 팀 이름을 '마쓰모토 야마가'로 개칭했다. 산전수전 끝에 2010년 일본실업리그(JFL)에 진출한 마쓰모토는 이듬해 리그 4위를 기록하면서 J2(2부리그) 승격 요건을 갖췄다. J리그 이사회를 통과하면서 마쓰모토의 꿈은 한 발작 앞으로 다가갔다. 마쓰모토는 2012년 첫 시즌 12위, 2013년 7위를 거쳐 지난해 J2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꿈을 실현시켰다. 팀 창단 꼬박 반세기 만에 최상위까지 올라오는데 성공했다. 열악한 재정 탓에 제대로 된 클럽하우스를 갖추지 못했고, 선수단 연봉도 변변찮은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고의 꿈'을 향해 달려가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하지만 역사상 처음으로 나서는 J1에서 내로라 하는 강호들의 틈바구니에 변변찮은 주머니 사정으로 고배를 마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