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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의 황태자' 이정협(24·상주)은 1월 호주아시안컵 기간 내내 얼떨떨해 했다. 자신을 향한 뜨거운 취재열기 때문이었다. 호주와의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 결승골이 자신의 축구인생을 180도 바꿔놓았다. 국내 뿐만 아니라 외신 취재진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스스로도 "그동안 제대로 된 스포트라이트 한 번 받지 못했다. 이런 관심이 신기할 따름"이라며 머쓱해 했었다.
'신데렐라'가 된 지 한 달 반이 지났다. 이정협은 아시안컵 이후 꿀맛같은 3일간의 휴가를 보낸 뒤 수십차례 인터뷰와 각종 행사에 불려다녔다. 팀 훈련도 했지만, 지장을 받을 때가 많았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19일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진행된 자유인터뷰에서 버럭했다. "인터뷰 많이 시키지 마라. 아시안컵에 다녀와서 인터뷰와 행사때문에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2주 전부터 인터뷰도 금지시켰다. 이날도 데리고 오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젠 농담도 건넬 정도로 대담해졌다. 강원FC의 수비수 이 완이 "상주를 가장 쉽게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예비역 6년차다. 예비역의 힘으로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도발했다. 그러자 이정협은 강원을 상대하기 가장 쉬운 팀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예비역 6년차라고 하셨는데 지금쯤이면 군기가 다 빠졌을 것 같다"며 농을 던진 뒤 "첫 경기에서 쓴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협은 올 시즌 확실한 목표를 세웠다. 두 자릿수 득점이다. 그는 "지난 시즌 4골밖에 넣지 못했다. 올 시즌은 두 자릿수 득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상대의 집중견제를 뚫을 비밀무기는 딱히 없다.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챌린지 감독들은 상주 상무를 '절대 1강'으로 꼽았다. 11명 감독 중 8명이 상주를 우승 후보로 꼽았다. 공공의 적은 신생팀인 서울 이랜드였다. 이랜드는 1995년 수원 삼성 이후 20년 만에 창단된 기업 구단이다. 시도민 구단이 대다수인 K리그 챌린지의 이단아다. 챌린지 우승팀은 1부로 자동 승격된다. 2위부터 4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4위가 3위 홈에서 단판 승부를 펼친다. 승자는 2위 홈에서 또 다시 단판으로 격돌한다. 이 경기의 승자가 클래식 11위와 홈앤어웨이로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올 시즌 챌린지도 드디어 세상에 나온다. 이 건, 김진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