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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진 친 '돌아온 킬러' 박주영 키워드 3가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3-11 16:13 | 최종수정 2015-03-12 07:25


7년만에 친정팀 FC서울로 돌아온 박주영이 11일 오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팀의 훈련에 합류했다. 박주영이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펼치고 있다.
2005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박주영은 2008년 8월 프랑스 리그의 AS모나코로 이적했고 아스널(잉글랜드), 셀타비고(스페인), 왓포드(잉글랜드 2부),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활약했다. 박주영은 FC서울과 계약기간 3년, 등번호 91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달리게 된다.
구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3.11/

'돌아온 킬러' 박주영(30)이 첫 발걸음을 뗐다.

FC서울 유니폼으로 다시 갈아 입고 첫 훈련을 소화했다. 그는 11일 오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입단식 후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로 이동, 곧바로 훈련에 합류했다. 박주영은 고려대 재학중이던 2005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2008년 8월 프랑스리그 AS모나코로 이적하기 전까지 배번 10번을 달고 3년 6개월을 뛰었다. 그리고 해외에서 줄곧 생활했다. 중간중간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친정팀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렸지만 그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신분이 7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배번은 10번이 아닌 91번을 달았다. 서른살에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배수진을 쳤다. 과거와 미래는 없다. 현재에서 부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다. 입단 기자회견을 통해 본 박주영의 '컴백 키워드'는 3가지였다.

'명예회복', 생각없다

좋든, 싫든 박주영은 화제의 중심이다. 박주영의 K리그는 복귀는 그의 이름 석자에 걸맞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언론의 관심도 뜨겁다. 하지만 극과 극이 교차한다. 대명사 '축구천재'는 환희의 단면이다. 반면 병역, 의리 논란 등으로 구설에 오른 것은 부정적인 시각이다.

박주영은 거추장한 말이 필요없다는 말로 출사표를 대신했다. "어떤 말보다 경기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서울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서울을 통해 유럽에 진출했다. 항상 은퇴는 친정팀에서 한다는 마음이었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해야 할 시간이다. 뛸 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 팬들의 추억에 남을 수 있도록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물론 은퇴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K리그에서의 부활에 미래가 걸렸다고 했다. 그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앞으로의 일은 나도 잘 모른다. 3년이 지난 후에 선수를 그만둘 수도 있다. 오래할 수도 있지만 상황과 여건을 봐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열심히 하는 것이다. 잘하지 않으면 앞으로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명예회복에 대한 철학도 연장선상이었다. "(최용수)감독님이 명예회복을 해야되지 않느냐는 얘기를 했다. 사실 명예를 회복할 생각은 없다. 난 축구 선수고, 프로 선수다.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은 열망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두 가지를 다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 오직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의미다.


7년만에 친정팀 FC서울로 돌아온 박주영이 11일 오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팀의 훈련에 합류했다. 박주영이 정조국과 함께 훈련을 펼치고 있다.
2005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박주영은 2008년 8월 프랑스 리그의 AS모나코로 이적했고 아스널(잉글랜드), 셀타비고(스페인), 왓포드(잉글랜드 2부),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활약했다. 박주영은 FC서울과 계약기간 3년, 등번호 91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달리게 된다.
구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3.11/
'시기상조', 슈틸리케호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올초 호주아시안컵에서 박주영을 버렸다. 대신 무명의 이정협(상주)을 깜짝 선택했다. 박주영은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그는 "사우디(알 샤밥)에서 아시안컵을 봤다. 사우디 선수들은 한국이 질거라고 했다. 난 계속 이긴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우승을 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열심히 응원했다. 결승전에서 졌지만 좋은 성적을 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자신의 A대표팀 복귀는 다른 문제라고 했다. "대표팀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합류하고 못하는 것은 내 권한이 아니다. 서울에서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슈틸리케 감독도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화답했다. 그는 11일 파주NFC에서 열린 '골든에이지 출정식'에 참가했다. 골든에이지는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의 향후 활약 여부에 달려있다"며 "박주영이 새로운 팀을 찾아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것은 축하해주고 싶다. 하지만 앞으로 박주영이 경기장 내에서 어떤 경기력을, 얼마만큼 보여주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영은 슈틸리케호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그의 대표팀 복귀는 앞으로 더 자주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7년만에 국내무대로 복귀하는 박주영이 친정팀 FC 서울의 유니폼을 입었다. 박주영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장에서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을 갖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은 박주영과 3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3.11/
'찰떡궁합', 최용수와 91번

박주영의 입단 기자회견에는 최용수 감독이 동석했다. 분위기는 무거웠지만 최 감독이 특유의 넉살로 전환시켰다. 박주영의 입가에도 비로소 미소가 번졌다. '찰떡궁합'이었다. 배번 91번이 물음표였다. 박주영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 감독님께 남는 번호를 여쭈어보고 그래서 결정했다"고 넘겼다. 최 감독은 달랐다. "주영이가 10번을 달고 싶은 생각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는 2006년 일본에서 복귀했을 때 당시 한웅수 단장(현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몇 번을 원하냐'고 묻길래 '당연히 10번 아닙니까'라고 했다. 10번을 달고 우승했고, MVP도 수상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 팀 10번이 박주영이었다. 나는 신문을 통해 봤을 뿐 누군지 잘 몰랐다. 그래서 '내가 달겠다'고 했더니 '팀을 나가라'고 하더라. 충격이었다." 폭소가 텨졌다. 이어 "우리 팀에 10번(에벨톤)이 있으니 주영이는 겸손한 자세로 9+1의 의미로 91번을 달게 됐다"고 설명했다. 91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박주영은 K리그에서 91경기에(35골-33도움) 출전한 후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박주영의 복귀는 K리그 흥행에도 호재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2005년 K리그 첫 해에 구름관중을 몰고 다녔다. 박주영은 "제가 왔다고 흥행이 될까요"라고 웃으며 반문한 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쨌든 K리그에서 많은 관중이 오려면 경기가 재미있어야 한다. 재밌게 느낄 수 있도록 뛰겠다"고 했다. 최 감독은 "역시 박주영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정답은 그라운드에 있다. 주영이는 팀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주영의 K리그 복귀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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