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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간판 공격수 출신 설기현(36·인천)이 현역에서 은퇴, 대학 지도자로 전격 전향한다.
3일 인천 구단 등 축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설기현이 사학 명문 성균관대학교의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게 됐다.
한 관계자는 "대학 측이 설기현에게 지도자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했으며 나이와 고질적인 허리 통증 등 주변 여건 때문에 은퇴를 고민하던 설기현이 지도자로 새출발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그동안 대학축구 명문으로 거듭나기 위해 적임자를 물색해오다가 축구 경험과 대외 이미지 등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설기현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국민적 사랑을 받아 온 설기현은 아마추어 대학축구 지도자로 제2의 축구인생을 걷게 됐다.
설기현의 대학팀 감독으로 변신은 파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 진다. 그동안 다른 축구스타들이 그랬던 것처럼 은퇴식 등 이별 과정이 빠듯할 정도로 현역에서 곧바로 지도자 전향이다.
이제 설기현은 현역에서 은퇴하게 되는데 인천 구단은 금명간 설기현의 은퇴식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설기현이 지휘봉을 잡는 성균관대는 지난 2000, 2009년 추계대학연맹전을 석권한 바 있고 대학축구에서 최강은 아니더라도 강팀권에 속한다.
인천 구단으로서도 2015년 시즌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공격수 자원을 잃게 돼 적잖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인천은 올해 빠져나간 자원이 많으면 많았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딱히 전력 보강 요인이 없었다.
설기현이 오랜 기간 경험했던 벨기에 출신 공격수 케빈을 영입하면서 설기현과 윈-윈 효과를 기대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인천 구단과 김 감독은 설기현이 더 나은 길을 선택해서 새출발을 한다고 하니 대승적인 차원에서 설기현의 선택을 응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기현은 이제 프로와 국가대표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아마축구에서의 돌풍을 다짐하고 있다.
강릉상고-광운대를 나온 설기현은 1998년 청소년대표팀에서 국가대표를 시작해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한-일월드컵을 전후해서는 벨기에, 잉글랜드 등 빅리그에서 활약하다가 2010년 K리그로 돌아와 포항(2010년)과 울산(2011년)을 거쳐 2012년부터 인천에서 뛰었다.
A매치에서 82경기 19골을 기록했고 벨기에(2000~2001 앤트워프·27경기 11골, 2001~2004 안더레흐트·94경기 21골)와 잉글랜드(2004~2006 울버햄턴·76경기 10골, 2006~2008 레딩·34경기 4골, 2007~2010 풀럼·26경기 1골), 사우디아라비아(2008~2009 알 힐랄·24경기 1골) 등을 거치며 많은 기록을 작성했다. 설기현의 K리그 기록은 2010년 포항 18경기 7골, 2011년 울산 45경기 3골, 2012~2014년 인천 70경기 11골이다.
최만식 , 김성원, 김진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