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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와 한방을 쓰는 '방졸'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이득은 있다.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선배의 조언은 후배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자양분이다.
성남 미드필더 정선호(28)는 '신'과 한방을 쓴다. 최근 성남 유니폼을 입은 김두현(33)이 정선호의 룸메이트다. 정선호는 "(김)두현이형은 선수들 사이에서 '두현신'으로 불린다. 그런 형과 한 방을 쓰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웃었다. 효과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정선호는 "두현이형은 훈련이나 연습경기서 일어난 장면들을 기억하고 있다가 방에서 조언을 해주곤 한다"며 "내 질문에도 항상 많은 답을 해줘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정선호에게 지난 1월은 '악몽'이었다. 극한의 훈련으로 소문난 김학범 감독의 전남 순천 동계훈련에서 지옥문을 보고 왔다. "2번이나 응급실에 갔고 3번이나 링거를 맞았다"는 그의 얼굴에는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기억에 대한 아찔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곧 "동계 훈련을 마친 뒤 몸이 다단해진 느낌"이라며 "체력 훈련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됐다"고 성과도 분명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정선호는 리그 28경기를 뛰면서 성남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2013년 성남 입단 후 단 1경기 출전에 그쳤던 기록과 천지차이다. 그러나 만족할 수 없다. 정선호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는 언제 나갈 지 모르는 대회다. 때문에 준비하는 마음가짐부터 다르다"며 "지난해 팀이 여러모로 어수선 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나 역시 지난해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구마모토(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