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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클럽맨' 김철호 "'성남 스타일' 보여주겠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2-07 06:50



애초부터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프로는 언감생심 쯤으로 여겼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 사투를 벌였다. 12번째 시즌을 맞는 2015년에도 노란 유니폼은 바뀌지 않았다. 어느덧 프로통산 300경기 출전을 바라보는 베테랑이 된 성남 미드필더 김철호(32)의 이야기다.

김철호는 K리그에서 저평가된 대표적 미드필더다. 287경기서 12골-15도움의 기록에 그쳤다. 그러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상대 공격을 막고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하는 '굳은일'을 감안하면 오히려 꾸준한 출전 쪽에 눈길이 간다. 300경기 고지를 앞둔 김철호가 오히려 놀란다. "벌써 그렇게 됐나. 제대로 한 것도 없는 데 눈 한번 감고나니 11시즌이 지난 것 같다(웃음)."

2004년 성남 유니폼을 입은 김철호는 영광과 좌절의 시기를 모두 보낸 선수다. 한때 K리그 절대 1강으로 불리던 성남 일화는 성남FC라는 이름의 시민구단으로 다시 태어났다. 살림살이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팍팍해졌고, 옛 영광도 오간데 없다. 그럼에도 김철호는 여전히 성남을 지키고 있다. 주변의 유혹에도 오로지 성남의 노란 유니폼만 고집했다. 이에 대해 김철호는 "성남이 가장 편하다. 아무것도 아닌 실력을 가진 연습생이었던 나에게 기회를 주고 이만큼 키워준 구단이다.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줬다"며 "베테랑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성남 스타일'이 있는 것 같다. 두현이형도 아마 그점에 끌려 돌아왔을 것"이라고 미소지었다.

성남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뿐만 아니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A컵 등 숱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대부분의 시민구단이 그렇듯 성남도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해 클래식에서 사선을 넘나들었던 기억이 여전하다. 김철호의 생각은 달랐다. "작년 같진 않을 것이다. 우리 팀 구성이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다. K리그는 누가 한 발 더 뛰느냐의 싸움이다. 더 좋아진 우리 팀의 조직력이면 충분히 성공가능성이 있다."

김철호는 "최근 들어 축구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먹는 것부터 훈련까지 더 신경을 쓴다"고 밝혔다. 돋보이진 않지만 꾸준한 '원클럽맨'의 길을 걷고 있는 김철호의 2015년이 기대된다.


구마모토(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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