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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라크]볼소유·정신력…이라크전 앞둔 슈틸리케 이번엔 뭘 강조?

기사입력 2015-01-25 18:17 | 최종수정 2015-01-26 06:29

슈틸리케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 ⓒAFPBBNews = News1

13일(이하 한국시각) 쿠웨이트전이 끝난 뒤였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1)은 채찍을 꺼내 들었다.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이겼지만, 이기지 못할 경기이기도 했다." 졸전 끝에 얻은 승리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이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태극전사들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16일 호주전을 앞두고는 볼소유를 얘기했다. "오만전 후반 때 보여준 기술적인 부분을 참고해야 한다. 볼점유율이 62%였다. 패스 정확도도 높았다." 2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을 앞둔 시점에선 또 다시 정신력을 강조했다. "호주전 때 보였던 투지를 보여달라."

우승까지 두 걸음밖에 남지 않았다.

한국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호주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4강에서 충돌한다. 결전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한 점은 무엇일까. '영리함'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25일 열린 4강전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이라크가 모두 11명이 뛰는 조건으로 싸워주길 바랐다. 그러나 이라크는 후반과 연장에서 한 명의 우위를 두고 경기를 했다. 우리가 하루를 더 쉰다고 해서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선수들이 빠르게 볼을 돌리면서 영리함을 보여줘야 한다. 이라크가 많이 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틀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한 이라크의 체력적인 면을 교묘하게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이다.

100% 전력은 아니다. 이청용(27·볼턴)과 구자철(26·마인츠)가 부상으로 귀국했다. 그래도 98%의 전력은 풀가동할 수 있게 됐다. 부상자가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벡과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4강에 진출했다. 선수들의 회복이 관건이었다. 그러나 이라크전에는 모두 정상적으로 뛸 수 있다. 체력적인 면에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방심은 금물이다. 한국은 2007년 동남아 대회 준결승에서 이라크와 만나 120분간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한 경험이 있다. 역대 전적에선 6승10무2패로 앞선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가 이라크에 승리할 가능성을 높게 예상하는 분들이 많다. 우리는 아시아랭킹이 3위다. 이라크는 13위다. 방심은 금물이다. 2007년 진 경험도 있다. 그러나 충분히 이길 자신도 있다. 결승에 올라간다면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 허나 중요한건 이라크전 승리"라고 말했다.

슈틸리케호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지긴 했다. 우승후보 일본과 이란이 각각 아랍에미리트와 이라크에 덜미를 잡혔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이변을 경계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한국은 아시아 3위, FIFA랭킹 69위다. 이 경기를 통해 랭킹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이를 위해선 좋은 축구로 전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이란의 탈락은 축구가 이변의 스포츠라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아시아랭킹 4위 안에 든 팀 중 한국만 남았다. 앞으로 랭킹을 끌어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의 호주오픈 3라운드 탈락을 예로 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페더러도 호주오픈에서 탈락했다. 스포츠가 모두의 예상대로 진행되고, 강자만 살아남는다면 흥미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전에선 이변이 일어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한국 축구의 조력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중요한건 내가 중심이 되는 팀이 아니다. 어린 선수들을 데리고 축구를 접하는 방식과 사고를 많이 변화시키려고 한다"고 전했다.

시드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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