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와 함께 클래식에 가자.'
때로는 이별을 직감할 때가 있다. 대전 팬들이 그랬다. 가고시마행 티켓은 '레전드'와의 이별 대신 동행을 바라는 팬들의 마음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팀에 이어 투비즈의 제안까지 받은 김은중의 고심도 더욱 커졌다.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은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도 자신이 팀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게 무엇보다 기쁘다. 나는 내 위치에서 할 일을 찾아 하면 그만이다." 큰 욕심 없이 대전행을 받아들인 초심을 잃지 않았다. 김은중 측 관계자는 "투비즈와 계약에 이르기까지 김은중이 행여 자신의 결정이 팬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고심을 거듭했다. 쉽게 결정을 못 내리다보니 계약까지 시간도 길어졌다"고 털어놓았다.
대전 팬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굿바이(Good-bye)'가 아닌 '소 롱(So long)'일 뿐이다. 11년 만에 다시 한 길을 걸었던 김은중과 대전이 이제 '아름다운 이별'을 앞두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