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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김은중, 투비즈서 지도자로 '제2의 출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1-23 10:20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샤프' 김은중(36)이 유럽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김은중이 벨기에 2부리그 투비즈 코치로 합류한다. 김은중은 23일(한국시각) 투비즈와 지도자 연수 계약을 체결했다. 김은중은 투비즈에서 한국인 유망주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하며 유럽 무대 연착륙을 도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은중은 당초 대전 잔류와 해외 진출, 은퇴 등을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우승으로 승격의 기쁨을 맛보면서 클래식 무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존재했다. 지난해 성사 직전 무산됐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소속팀의 제의도 다시 받았다. 갈등을 거듭하던 중 투비즈의 제안을 받았고, 장고 끝에 수락을 결심했다.

김은중은 대전 승격의 숨은 공신 중 한 명이다. 동북고 재학 중이던 1997년 대전 창단멤버로 프로무대를 밟은 김은중은 센다이(일본), FC서울, 창샤(중국), 제주, 강원, 포항을 거친 베테랑 공격수다. 지난해 친정팀 대전에 플레잉코치로 복귀했다. 당시 MLS 진출이 거의 확정된 상황이었으나 친정팀을 택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프로무대를 밟은 대전의 제의를 거절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김은중과 팬들의 동행은 시즌 내내 이어졌다. '기억하다, 기다리다, 돌아오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18번 김은중'의 걸개가 경기장 한켠에 매번 걸렸다. 김은중의 등번호와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삼삼오오 경기장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에게 김은중은 곧 추억이었다. 클럽하우스가 없어 빌라를 숙소로 쓰고 훈련장이 없어 대학교 맨땅 운동장에서 볼을 차던 그 시절, 패기와 투혼으로 팬심을 사로 잡았던 대전의 모습을 떠올렸다. 아픔 속에 떠나보낸 또 다른 레전드 최은성을 향한 아픔의 감정까지 뒤섞여 김은중을 바라보는 눈길은 더욱 애절했다. 대전 팬들은 '대전에 와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성원을 보냈다.

김은중이 챌린지 무대에서 남긴 기록은 돋보이지 않았다. 브라질 출신 외국인 공격수 아드리아노의 막강한 활약 탓에 김은중에게 많은 출전 기회는 돌아가지 않았다. 챌린지에서 한 시즌 간 활약한 기록은 17경기 3골-1도움이다. 하지만 기록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라운드에 설 때마다 성원을 보내주는 팬들, 자신을 따르는 후배들과 호흡하면서 2001년 FA컵 우승 이후 13년 만에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투비즈는 국내 스포츠마케팅 기업인 스포티즌이 소유한 클럽이다. 일본 J2(2부리그) 교토 상가에 입단한 황진성이 지난해 입단, 재기에 성공한 팀이다. 경험 많은 베테랑 김은중 영입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벨기에 현지에서 입단식을 마친 김은중은 곧 국내로 복귀해 신변을 정리한 뒤 투비즈 선수단에 합류할 계획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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