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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일본 침몰, UAE에 승부차기 끝에 4강행 좌절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1-23 21:15


ⓒAFPBBNews = News1

'아기레 재팬' 일본이 침몰했다.

일본은 23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의 호주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5년 아시안컵 8강전에서 1대1로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4-5로 패했다.

이날 일본은 혼다 게이스케, 가가와 신지, 오카자키 신지 등 베스트 11을 풀가동했다. 일본은 경기 초반 빠른 스피드와 출중한 개인기를 갖춘 아흐메드 칼릴과 오마르 압둘라흐만의 공격에 당황한 모습이었다. 전반 7분 만에 선제골도 허용했다. 중원에서 넘어온 롱패스에 수비진이 한 번에 무너졌다. 그 사이를 파고든 알리 마브쿠트가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일격을 당한 일본은 특유의 패스축구를 되살리기 시작했다. 공격은 가가와의 발에서부터 시작됐다. 나가토모 유토와 사카이 고토쿠는 폭발적인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파괴력을 높였다. 전반 17분에는 사카이의 크로스를 수비수 뒤로 쇄도하던 좌측 윙어 이누이가 날카로운 헤딩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은 왼쪽 측면보다 오른쪽 측면을 좀 더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혼다가 반대발 윙어로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오른쪽 측면에서 더 많은 공격이 발생했다.

일본은 좀처럼 공격을 풀지 못했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전반 41분 좋은 슈팅 기회가 찾아왔다. 이누이의 패스를 받은 엔도가 아크 서클에서 오른발 슛을 날렸다. 그러나 크로스바를 넘기고 말았다. 전반 43분에는 혼다가 직접 해결하려고 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드리블을 시작해 중앙으로 이동한 뒤 강력한 왼발 슛을 날렸다. 그러나 골문 오른쪽 골망을 때리고 말았다.

일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누이 대신 무토 요시노리를 투입했다. 20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 뒤 이틀밖에 쉬지 못해 체력적인 문제가 드러난 점을 메우려는 노력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골결정력 부재의 숙제는 계속 풀지 못했다. 후반 초반 무토가 두 차례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일본은 후반 8분 엔도 대신 시바사키 가쿠를 넣어 기동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일본은 UAE의 끈끈한 조직력을 허물지 못했다. 중거리 슛은 몸을 던진 상대 수비수에 맞고 튕겨나갔다. 오히려 후반 20분에는 알 하마디에게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요시다 마야가 끝까지 쫓아가지 않았다면 추가골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일본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하비에르 아기레 일본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오카자키를 빼고 공격수 도요다 료헤이를 투입했다.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다. UAE는 일본의 파상공세를 막는데 급급했다. 그러나 2%로 부족한 것은 일본이었다. 문전에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후반 29분에는 료헤이가 완벽한 득점찬스를 날렸다.

두드리면 열리는 법. 후반 36분 드디어 골문을 열었다. 주인공은 가쿠였다. 아크 서클에서 혼다와의 2대1 패스를 받은 뒤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슈팅 23개 만에 1개를 성공시켰다.

상승세를 탄 일본은 계속해서 UAE 골문을 두들겼다. 하세베 마코토와 무토의 연속 슈팅이 상대 선수에 맞은 뒤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42분에는 골문과 30m 지점에서 혼다의 강력한 프리킥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곧바로 일본은 혼다의 헤딩 패스에 이어 료헤이가 쇄도하면서 몸을 갖다댔지만, 살짝 스치면서 공을 밀고 골문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일본은 후반 추가시간 완벽한 득점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낮은 크로스가 문전으로 배달됐다. 상대 수비가 걷어낸 공이 무토 앞으로 향했다. 무토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가가와에게 패스를 했다. 그러나 가가와의 오른발 슛은 골대를 외면하고 말았다.


ⓒAFPBBNews = News1
연장전에 돌입한 일본은 역시 높은 볼점유율을 보이며 UAE를 압박했다. 역시 혼다를 활용한 공격이 주를 이뤘다. 혼다는 화려한 개인기로 찬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체력이 받쳐주지 않았다. UAE 선수들도 체력이 떨어져 압박이 느슨해졌지만,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방전된 체력으로 날카로운 공격을 할 수 없었다. 이제 일본에는 연장 후반 15분밖에 남지 않았다. 일본은 다시 남은 힘을 쏟아부었다. 수비적으로 돌아선 UAE를 뚫기 위해 측면을 쉴새없이 공략했다. 그러나 측면 크로스는 UAE가 따내는 경우가 많았다. 결정적인 찬스는 연장 후반 11분에 찾아왔다. 아크 서클에서 혼다가 파울을 얻어냈다. 세트피스는 가장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키커는 혼다처럼 보였다. 그러나 속임수였다. 가쿠가 수비벽 옆을 스치는 프리킥을 쏘아올렸다. 정말 아쉬웠다. 골대 오른쪽을 살짝 빗나갔다.

결국 '11m 룰렛'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일본의 가와시마 에이지 골키퍼와 UAE의 마제드 나세르 골키퍼의 대결이 펼쳐졌다. 일본의 1번 키커는 혼다였다. 슬금슬금 다가온 혼다는 강력한 왼발 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반면, UAE의 1번 키커 압둘라흐만은 파넨카킥으로 성공시켰다. 일본은 2번 키커 하세베가 골을 성공시켰지만, UAE도 마브쿠트도 골을 넣었다. 3번째 키커에서는 팽팽함이 깨졌다. 일본은 가쿠가 골을 성공시킨 반면, UAE는 카미스 이스마엘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었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네 번째 키커에선 두 팀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료헤이와 마제드 하산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5번 키커에서도 운명은 갈리지 않았다. 무토와 알 파르단이 나란히 골네트를 흔들었다. 6번 키커에서 일본은 무릎을 꿇었다. 가가와의 오른발 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갔다. UAE의 아흐메드는 결국 골을 성공시켰다. 경기는 이대로 마무리됐다.



시드니(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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