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호주아시안컵이 화려한 문을 연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평균 관중수가 1만명이라는데요. 콧웃음만 나옵니다. 현지 열기는 예상 밖입니다. 전혀 뜨겁지 않네요. 길거리에서 보이는건 간혹 나부끼는 아시안컵 깃발 뿐이죠.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취재했던 기자로서는 아시아의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아시안컵이 다소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인데요.
이제 슈틸리케호의 억울한 얘기 좀 해볼까 합니다. 이번 대회에서 악재란 악재는 모두 맞고 있는 듯합니다. 갈수록 태산입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악재가 덮쳤습니다. 태극전사들이 브리즈번 스타디움을 한 번도 밟지 못하고 호주전을 치르게 됐기 때문이죠.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다른 비상식적인 규정도 있습니다. 한 팀이 같은 도시에서 두 경기를 연속으로 치를 경우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 훈련을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쿠웨이트와의 2차전을 앞둔 슈틸리케호도 12일 캔버라 스타디움이 아닌 맥컬러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AFC의 교묘한 술수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AFC는 이번 대회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데 혈안이 돼 있습니다. 브라질월드컵의 영향이 크죠. 아시아축구의 위상이 점점 줄어들면서 축구 열기를 회복하는 차원에서라도 마케팅 쪽에 돈을 많이 쏟아 부었습니다. 그 돈을 회수하기 위해 무리한 경기 일정으로 선수단을 피곤하게 하는 경우가 잦다고 하네요. 아시안컵은 AFC가 단기간 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회 중 하나입니다. 많은 관중들이 들어차야 수익이 많이 나겠죠. 그러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큰 경기장을 배정해야 합니다. 브리즈번은 5만2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경기장입니다. 조별리그에서만 브리즈번에서 6경기가 펼쳐지죠. 앞서 호주내 럭비 경기도 많이 열려 잔디 상태는 최악입니다.
이 불량 잔디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하는 태극전사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또 큰 경기장에 대한 적응도 쉽지 않겠죠. 브리즈번 스타디움은 2만여명을 수용하는 캔버라 스타디움과는 규모면에서 다릅니다.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가 계속 가시밭길을 걷고 있습니다.
스포츠2팀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