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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亞컵]갑작스런 라인업 교체, 조별리그 사례는 2번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1-14 05:12


◇이동국(가운데)이 지난 2007년 7월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수비수들을 제치고 드리블 하고 있다. 당시 이동국은 1차전에 조커로 나섰으나, 핌 베어벡 감독 결정에 따라 바레인전 선발로 투입됐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전준엽기자 noodle@sportschosun.com

플랜B는 '묘수'다. 정답이 막힐 때 꺼내는 카드다. 하지만 성패는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다.

월드컵에선 갑작스런 플랜B 가동이 쉽지 않다. 한 수 위의 강호들과 상대하는 무대에선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하지만 아시아 무대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전진하는 한국 축구에게 조별리그는 전력을 다잡는 무대였다. 오랜 기간 준비한 필승카드를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큰 고뇌와 결단이 필요했다.

2000년 이후 아시안컵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선발 라인업을 대규모로 바꾼 것은 두 차례였다. 조 본프레레 감독 체제였던 2004년 중국 대회,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끌었던 2007년 동남아 4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 대회였다.

본프레레 감독은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대0 무승부에 그쳤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8강행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였다. 본프레레 감독은 요르단전에 선발로 내세웠던 김태영 최진철 정경호 현영민 안정환을 대신 UAE전에 박재홍 김진규 이을용 박진섭 차두리를 선발로 내세웠다. 결과는 2대0 승리였다. 11명 중 절반에 가까운 5명을 바꾼 극약처방이 효과를 본 것이다.

베어벡 감독의 경우는 달랐다. 당시 A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차전을 앞두고 박지성이 무릎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데 이어 에이스 이천수마저 인도네시아 현지서 독감 증세를 보여 라인업 구성에 차질을 빚었다. 사우디전에서 1대1 무승부에 그치자 베어벡 감독은 바레인과의 2차전에 진통제 처방을 받은 이천수를 비롯해 이동국 송종국 김동진 김두현을 선발 라인업에 투입하는 변화를 줬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바레인에 1대2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리는 결과에 그쳤다. 인도네시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하고 사우디가 바레인을 잡으면서 8강 진출에는 성공했으나, 베어벡 감독의 결정을 두고 여러가지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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