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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발짓' 인천, 자신 살릴 골든타임 허비중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1-11 17:11 | 최종수정 2015-01-12 05:59


2014년 7월 9일 인천전용구장에서 인천과 성남의 K리그 경기가 열렸다. 이천수가 코너킥을 차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7.09/

인천이 골든타임을 흘려보내고 있다. 감독 선임 난항, 우유부단한 수뇌부, 근시안적 선수 떨이. 팀 붕괴의 3요소가 모두 어우러지고 있다.

핵심은 감독 선임 난항이다. 지난해 12월 19일 김봉길 감독을 경질했다. 3주가 지났다. 감독은 아직 공석이다. 8일 인천 선수단은 감독없이 자율 훈련을 시작했다. 9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광양 전지훈련도 취소됐다. 선장없는 표류선 신세다.

이임생 감독 사태가 컸다. 당초 인천은 김 감독 후임으로 이 감독을 내정했다. 하지만 24일 이 감독과의 협상이 결렬됐다. 감독 선임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적임자도 있었다. 임종헌 전 울산 수석코치다. 인천 부평고와 군포 용호고를 고교 최강으로 이끌었다. 특히 용호고는 지금의 인천과 비슷했다. 특출난 선수는 없었다. 조직력과 전술로 강팀을 물리치고 고교 정상에 올랐다. 임 코치의 선수 육성 능력도 뛰어났다. 부평고와 고려대에서 이천수 차두리 최태욱 등을 키웠다. 울산 수석 코치로 프로 지도자 경험도 풍부했다. 인천에 딱 맞는 지도자였다. 구단주인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의 결재만 남겨놓고 있었다.

하지만 유 시장은 결단은 내리지 못했다. 임 코치의 감독 선임이 가시화되자 이곳저곳에서 외압과 투서가 날아들었다. 유 시장은 정치인이다. 임 코치를 둘러싼 논란이 부담스러웠다. 김광석 대표 이사 등 인천 수뇌부는 우유부단했다. 하루라도 빨리 감독을 선임하려면 뚝심있게 나갔어야 했다. 하지만 구단주의 심기를 건드리는 걸 껄끄러워했다. 임 코치 카드를 포기했다. 임 코치가 낙마한 뒤 새로운 인물이 대두되고 있다. K리그 지도자 경험은 많지 않다. 다만 유 시장과는 동문이다.

더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래를 포기한 선수 떨이다. 2일 이석현이 FC서울로 이적했다. 박태민과 남준재가 성남으로 갔다. 주전 미드필더 구본상도 울산에 팔았다. 멀티 플레이어 문상윤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주전들 가운데 반이 팀을 떠났다. 물론 선수 떨이는 고육지책이다. 현재 인천은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 막무가내식 유출이 문제다. 새로운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유입이 없는 일방적 선수 유출은 전력 약화의 지름길이다. 이대로라면 강등을 피하기 힘들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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