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완지시티의 '중원 사령관' 기성용(25)의 가치는 빈자리를 통해 더욱 빛났다.
스완지시티가 30일(한국시각)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에서 1대4로 대패했다. 중원 장악 실패가 대패로 이어졌다.
몽크 감독은 셸비와 브리턴 조합을 처음으로 가동했다. 약점은 명확했고, 한계에 직면했다. 중원 장악에 실패했다. 전반전은 리버풀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스완지시티는 중원 장악 실패로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셸비와 브리턴의 엇박자 때문이다. 기성용의 역할을 담당한 셸비는 급했다. 전진 패스는 상대 수비에 차단되기 일쑤였다. 후방에서 롱패스를 고집하며 경기 흐름을 끊었다. 브리턴은 안정을 내세워 백패스에 의존했다. 짧은 원터치 패스 혹은 공간을 벌려주는 정확한 롱패스로 공격을 전개하고, 볼 키핑으로 경기 템포를 조율하는 기성용의 공백은 전반전에 극명하게 드러났다. 셸비와 브리턴의 중원 조합은 롱볼 축구를 구사하며 스완지시티의 특유의 패싱 축구와 정반대 색깔을 냈다. 셸비는 가장 많은 86개의 패스를 기록했지만 패스 성공률은 81.4%에 불과했다. 동료에게 득점 찬스를 열어주는 키패스는 한 개도 없었다. 경기를 조율하는 '중원 사령관'으로는 낙제점이다. 반면 교체 출전한 기성용의 패스 성공률은 94.6%였다. 키패스는 1개를 기록했다.
수비에서의 공백도 컸다.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이 투입되기 전까지 3골을 허용했다. 특히 후반 16분에 리버풀의 랄라나에게 허용한 세 번째 실점 장면에서 스완지시티의 중원은 뻥 뚤렸다. 페널티박스까지 쉽게 돌파를 허용한 중앙 미드필더들의 수비 실수였다. 리버풀의 공격을 주도한 스털링, 쿠티뉴, 랄라나는 큰 어려움 없이 스완지시티의 중원을 누볐다. 17라운드까지 EPL 전체 선수 중 두 번째로 많은 활동량을 기록했던 기성용의 그라운드 커버 능력이 필요했던 경기였다. 기성용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에 아시안컵 대표팀 차출 연기를 요청한 몽크 감독의 고민이 더욱 커지게 됐다. 기성용은 후반 22분 브리턴과 교체돼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반전을 이뤄내기는 힘들었다. 이미 스완지시티가 1-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교체 투입 직후 셸비가 자책골을 넣어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기성용은 후방에 배치돼 볼 배급과 수비에 주력하며 볼점유율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한편, 2014년의 모든 일정을 마친 기성용은 1월 2일 열리는 퀸즈파크레인저스전까지 소화한 뒤 아시안컵이 열리는 호주로 출국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