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램파드 보낸 일, 후회하지 않는다"

기사입력 2014-12-15 10:36 | 최종수정 2014-12-1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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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파드(왼쪽)-무리뉴. ⓒAFPBBNews = News1

"첼시에겐 램파드보다 향후 10년을 함께할 선수들이 더 소중하다."

커리어 말년에 팀을 떠나는 레전드의 뒷모습은 안타깝다. 하지만 레전드를 보낸 팀이 부진에 허덕이며 그를 그리워하는 것은 더욱 꼴사납다. 적어도 첼시에게선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없다.

무리뉴 감독은 14일 헐 시티 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와 가진 인터뷰에서 "램파드를 내보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무리뉴 감독은 "나와 팀은 램파드가 아닌 미래를 선택했다. 당장 다음 시즌이 아니라 향후 10년을 함께 할 선수들, 예를 들면 세스크 파브레가스나 네마냐 마티치, 제레미 보가 같은 선수들"이라면서 "우리의 선택은 옳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램파드는 FA로서 첼시를 떠났고, 새 삶을 선택했다. 나머지는 그의 선택이고, 그의 인생"이라며 "더이상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우리가 그의 선택에 불만을 가질 수는 없다. 그게 축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램파드가 팀을 떠난 이유를 '단순히 나이 때문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디디에 드로그바와 존 테리의 예를 들며 "드로그바는 우리 팀에 부족했던 스트라이커 깊이를 더해줬다. 테리는 나이와 상관없이 아직도 EPL 최고 수비수"라고 덧붙였다.

램파드는 지난 첼시와의 리그 5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39분 결정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첼시 팬들의 마음을 복잡하게 했다. 램파드는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등 첼시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하지만 램파드는 당초 12월말까지였던 맨시티와의 임대계약을 올시즌 막판까지 연장할 것이 유력하다. 램파드가 맨시티에 남을 경우 오는 2월 1일 첼시와 한번 더 맞대결을 치러야한다. UCL에서도 16강에서는 만나지 않지만, 8강 이후의 토너먼트에서는 만날 수 있다. 적어도 뉴욕시티와의 계약 당시 했던 "첼시와 맞붙고 싶지 않아 미국을 선택했다"라던 말은 무색해졌다.


임대 연장의 명분은 충분하다. 맨시티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에 오르면서 램파드로선 생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도전의 기회를 외면하기 어렵다.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은 공개적으로 여러차례 "램파드와 올시즌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라고 강조하며 계약 연장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올시즌 첼시는 12승3무1패, 승점 39점으로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램파드의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성적이다. 램파드 역시 맨시티에서 총 14경기(리그 11경기)에 출전해 6골 2도움을 기록하며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팀을 떠난 에이스나 레전드 타령을 하며 부진의 빌미로 삼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떠나간 자와 보낸 자가 서로에게 쿨할 수 있는 것은, 그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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