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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36)가 벤치만 달구고 있다. 낯선 광경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생각으로 오랜 결장에 대한 설움을 버텨내고 있다.
퍼디낸드는 지난 12년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명문 맨유에서 영욕의 세월을 보낸 뒤 올시즌 QPR로 둥지를 옮겼다. 올시즌 지휘봉을 잡은 루이스 판 할 감독의 블랙 리스트에 올라 사실상 방출당했다. 그러나 중하위권 팀에서 러브콜이 빗발쳤다. 때마침 웨스트햄 시절 은사인 해리 레드냅 QPR 감독도 퍼디낸드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퍼디낸드는 은사의 손을 잡고 '제2의 축구인생'을 꿈꿨다.
이에 대해 퍼디낸드는 약간의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15일(한국시각)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맨유에서 10년 이상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지금 상황은 다소 우울하긴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퍼디낸드 특유의 긍정적인 생각은 힘든 상황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벤치를 지키는 것이 축구선수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보지 않는다. 최근 팀에서 벗어나 있지만, 괜찮다."
또 "나는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 지 알고 있다"며 "모든 경기를 출전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현실이다. 나는 서른 여섯 살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