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 취업, 한파 분 K-리그 신인드래프트 현장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12-09 17:53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졌던 에이전트와 대학 관계자 모두 고개를 숙였다. 16%.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가 된 선수의 비율이다.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2015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다. 한파 만큼이나 차가운 바람이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 몰아쳤다. 군경팀인 상주 상무와 안산 경찰축구단을 제외하고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의 21개 구단이 모두 참여했지만, 이름이 호명된 선수는 48명에 불과하다. 총 526명의 지원자 중 우선지명된 36명을 합쳐 84명의 선수들만이 내년 K-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494명(자유계약 18명 제외) 중 총 114명이 선발돼 23.1%의 취업률을 기록한 지난해 보다 7.1% 감소한 수치다.

이같은 한파는 이미 예견됐다. 프로축구연맹이 드래프트를 자유계약 제도로 바꿔가는 과정에서 자유계약, 우선지명, 드래프트를 올해까지만 혼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자유선발은 구단이 선수에게 돈을 주고 계약하는 제도이고 우선지명은 산하 유소년 클럽의 선수를 미리 낙점하는 제도다. 올해 신인 선발을 보면 지금까지 자유계약으로 29명, 우선지명으로 136명이 이날 드래프트 전에 각 구단에 낙점됐다. 기량이 우수한 선수들은 이들 두 제도를 통해 미리 선발됐다. 여기에 신생팀 이랜드가 우선지명권을 얻어 드래프트 참가자 가운데 12명을 선점했다. 뽑힐 선수들은 이미 뽑혔다는 얘기다. 이날 드래프트 현장에는 울산, 성남, 광주, 이랜드 단 4개구단의 감독만이 자리해 현장의 낮은 관심을 반영했다.

한편, 1순위의 영광은 광주 유니폼을 입은 허재녕(아주대)가 누렸다. 전 구단이 차례로 지명권 포기를 선언한 가운데 1라운드 12번째 지명권을 얻은 광주가 허재녕을 호명하며 초유의 1순위 미지명 사태를 막았다. 2라운드에서는 챌린지의 이랜드가 오규빈(카톨릭관동대), 대구가 김현태(용인대)를 지명했다. 클래식의 포항과 챌린지의 경남이 단 한 선수도 지명하지 않았으며, 챌린지의 충주가 6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를 선발했다. 드래프트 지명선수의 기본 연봉은 1순위가 5000만원, 2순위가 4400만원, 3순위가 3800만원, 4순위가 3200만원, 5순위가 2800만원, 6순위가 2400만원, 번외지명이 2000만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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