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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K-리그 클래식은 전북 천하였다.
일방적인 독주였다. 전북은 리그가 끝나기도 전에 일찌감치 챔피언에 올랐다. 이미 팀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프로축구연맹이 25일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개인상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대상 시상식의 '꽃중의 꽃'인 MVP(최우수선수)와 최우수감독상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변의 조짐은 없다. 우승팀의 MVP와 감독상 배출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축구는 1983년 세상에 나왔다. 우승팀에서 감독상을 배출하지 못한 것은 단 두 차례다. 2005년 장외룡 전 인천 감독은 울산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감독상을 받았다. 창단 3년차였던 약체 인천을 정규리그 통합 1위에 올려놓은 덕분이었다. 변변한 훈련장 하나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던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킨 감동 스토리와 지도력이 높이 평가돼 깜짝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0년에도 '제2의 장외룡'이 나왔다. 박경훈 제주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다. 서울이 10년 만의 K-리그 정상을 밟았지만 넬로 빙가다 감독의 거취 문제로 박 감독이 수상했다.
올해 그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최강희 감독은 뛰어난 선수 관리와 카리스마로 '1강 전북'을 탄생시켰다. 2009년과 2011년 감독상을 수상한 그는 세 번째 감독상을 바라보고 있다.
MVP 후보에는 이동국(전북) 차두리(서울) 산토스(수원)가 올랐다. MVP도 우승팀의 전유물이었다. 세 차례만 비켜갔다. 1999년과 2010년 그리고 지난해였다. 1999년 우승팀인 수원의 샤샤가 MVP 후보였지만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교묘한 핸드볼 파울로 결승골을 터트린 '신의 손' 사건으로 표심은 안정환(당시 부산)에게 쏠렸다. 2010년에는 서울이 아디를 내세웠지만 '토종 파워'에 밀려 준우승한 김은중(당시 제주)이 MVP를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눈앞에서 우승컵을 놓친 김신욱(울산)이 극적으로 K-리그를 제패한 포항의 이명주를 따돌리고 MVP를 차지했다.
올해는 '우승팀=MVP' 등식이 재성립될 것으로 보인다. 차두리와 산토스가 이동국을 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국은 35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올시즌 31경기에 출전, 13골을 터트렸다. 지난달 26일 부상으로 날개를 접었지만 여전히 득점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K-리그 통산 최다골(167골) 행진도 계속되고 있다.
이동국이 영예를 차지하면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다. 3회 MVP 수상은 이동국이 최초다. 2009년과 2011년 MVP를 수상한 이동국은 그동안 신태용 현 A대표팀 코치(1995년, 2001년 MVP)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MVP와 감독상 수상자는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다. K-리그 대상은 12월 1일 오후 4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어서 열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