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앞두고 떠난 아기레, 日 칼 빼드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11-12 00:10 | 최종수정 2014-11-12 07:09


ⓒAFPBBNews = News1

일본 축구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멕시코)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아기레 감독이 온두라스와의 A매치 평가전을 나흘 앞둔 10일 멕시코축구협회 명예의 전당 헌액을 위해 일본을 떠나면서 불만이 폭발하는 모양새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A매치를 앞두고 팀을 비운 아기레 감독과 함께 이를 막지 못한 일본축구협회를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산케이스포츠는 11일 '대표팀 감독이 가정사 등 심각한 문제를 제외하고 팀을 비운 것은 전대미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신문은 일본 대표팀이 아기레 감독 부재 중 모든 훈련을 공개로 진행하는 것을 두고도 '아기레 감독이 지켜보던 때와 달리 선수들의 모습에 맥이 빠져 있었다'며 '온두라스전에서 일본이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는 모양새'라고 날을 세웠다. 스포츠닛폰은 '아기레 감독이 출국 전 선수들을 불러모은 뒤 자신의 부재 중에도 규율을 지켜달라고 열변을 토한 뒤 떠났다'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아기레 감독의 입지는 불안하다. 8월 취임 후 치른 4차례 A매치에서 1승1무2패의 부진에 그치고 있다. 일본축구협회는 최근 대표팀이 온두라스, 호주와의 11월 A매치 2연전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향후 선수단 구성 및 팀 운영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자리를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기레 감독은 이런 분위기에 아랑곳 않고 자신의 일정대로 움직이면서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아기레 감독은 11월 A매치 2연전을 두고 "2승을 올리겠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을 앞두고 팀을 만드는 작업을 계속해 나아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팀을 비우면서 치르는 경기에 대한 우려를 두고도 "선발 명단은 이미 내 마음 속에 정해져 있다"고 강조하는 등 자신감에 찬 모습이다.

일본축구협회는 1998년 필립 트루시에 감독 선임 뒤 대부분의 감독들에게 임기를 보장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뒤 지휘봉을 잡았다가 1년 만에 뇌경색으로 쓰러져 스스로 물러난 이비차 오심 감독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3~4년의 임기를 채웠다. 아기레 감독은 일본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종료 시점까지 4년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얼어붙은 분위기 속에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지엔 의문 부호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