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은 낡아빠졌다" 벵거의 수난시대

기사입력 2014-11-10 10:57 | 최종수정 2014-11-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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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더레흐트 전 무승부에 아스널 선수들이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벵거의 아스널은 낡았다(old). 늘 하던대로만 한다. 매 시즌 지적되는 약점도 고치지 못한다."

아르센 벵거 감독의 수난시대다. 최근 벵거 감독은 비단 부진한 성적 뿐 아니라 전술과 선수 기용 등 전반적인 면에서 비판에 직면해있다.

아스널은 10일(한국시각) 영국 스완지의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스완지시티 전에서 1-2로 패했다.

축구해설가 제이미 캐러거는 이날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에 출연한 자리에서 "벵거의 아스널은 낡았다. 벵거는 늘 자신의 선수들을 믿고, 그 믿음이 잘못됐다는 것을 증명한다"라며 "그들은 매일, 매주, 매시즌 하던대로 한다. 일반 경기와 빅매치에도, 홈경기와 원정경기에도 차이가 없다"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캐러거는 "아스널의 크로스 대응 능력은 예전부터 약점이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올시즌에도 마찬가지다. 대체 이적 시장에 뭘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또 캐러거는 "무리뉴는 리버풀 전에서 라힘 스털링에게 하미레스를 전담마크로 붙여 꽁꽁 묶은 끝에 승리했다"라며 "하지만 벵거에게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나? 그는 변수가 없는 감독이다. 가령 팀내에서 가장 빠른 스피드를 지닌 헥토르 벨레린은 오늘도 벤치에만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함께 출연한 아스널 레전드 마틴 키언은 미드필드진의 안이한 전진을 지적했다. 키언은 "선수들이 죄다 상대편 진영에 있다가 역습을 당했다. 챔벌레인, 램지, 카솔라, 플라미니, 체임버스까지 전방에 나가 있다"라며 "수비진영에는 메르테사커와 몬레알밖에 없다. 그나마 후방에 처져있던 깁스는 자신이 돌파당하는 순간 파울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키언은 "중앙수비수가 적극적으로 보호를 요청해야한다. 수비수에겐 견고한 바리케이드가 필요하다"라며 "내 현역 시절에는 에마뉘엘 프티와 파트리크 비에이라가 날 지켜줬다. 지금 아스널에는 이런 선수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캐러거도 "메르테사커가 챔벌레인에게 '거기 한 15분에서 20분 정도 꼼짝말고 있어'라고 지시하거나, 아니면 칼럼 체임버스에게 '네 자리를 지켜'라고 지적했어야한다"라고 거들었다.

그간 벵거 감독은 '부상병동' 이미지 속에 보호받아왔다. 매년 많은 수의 부상자가 발생해 시즌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는 것. 가령 올시즌도 메수트 외질과 올리비에 지루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있고, 중앙수비수로 출전하는 몬레알의 본 포지션은 왼쪽 측면수비수다.

하지만 벵거 감독이 로스터 운영부터 선수 영입까지 사실상 전권을 쥐고 있는 팀 사정상, 결국 비판은 벵거 감독을 향할 수밖에 없다. 주축 선수들의 잦은 부상 역시 지난 시즌 지루, 올시즌 알렉시스 산체스처럼 특정 선수에만 의존하는 벵거 감독의 전술이 원인으로 꼽힌다.

아스널은 지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경기에서 한수 아래로 평가되는 안더레흐트에 3-0으로 앞서던 경기를 3-3 동점으로 마무리하는가 하면, 이날 스완지전에서도 패하면서 폭풍 같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스완지 전 패배로 아스널은 4승5무2패(승점 17점)을 기록, 리그 6위로 내려앉았다. 산체스 혼자 좌충우돌할 뿐, 현재로선 이렇다할 분위기 반전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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