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영입설, 황선홍 감독의 선택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11-10 08:45



황선홍 포항 감독의 세레소 오사카 부임설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0일 '세레소 오사카가 새 시즌 사령탑에 황 감독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 중이며, 이미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황 감독은 포항에서 리그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검증 받았다'며 '1999년 세레소 오사카에서 득점왕에 오르는 등 팀의 OB라는 점도 감안한 듯 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세레소 오사카가 J2(2부리그)로 강등될 경우, 상황은 변할 수도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황 감독은 난감한 입장이다. 그는 울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런 기사가 났느냐"며 되려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취채진을 통해 소식을 접했다는 황 감독은 "공식적인 제의는 받은 게 없다. 그 쪽에서 여러 명의 후보를 추리다가 흘러나온 이야기일 수도 있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고작 2부리그 강등을 앞둔 구단에서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이야기를 흘리는 지 모르겠다. J-리그가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 몰라도 포항은 아시아의 명문"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황 감독을 영입 후보에 올려놓는 일은 그들의 자유지만,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를 흘린 것은 상도에 어긋나는 짓"이라며 "가능하면 공식적인 사과까지 받고 싶다"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황 감독과 포항의 계약은 내년까지다.

그동안 국내 지도자들의 주요 행선지는 중국 슈퍼리그 정도였다. J-리그에서는 그동안 이국수, 장외룡 감독이 활약할 당시 큰 빛을 보지 못하다 윤정환 감독이 사간도스를 이끌고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며 주목을 받고 있다. 황 감독은 2011년 포항에 부임해 K-리그 클래식과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8강 진출을 이뤄냈다. ACL이라는 동기부여가 여전하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 역시 매력적이다. 세레소 오사카는 부진한 성적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구단인데다, 디에고 포를란, 미나미노 다쿠미 등 우수한 자원이 많다. 투자의지 또한 높다.

하지만 황 감독이 현 상황에서 포항을 떠날 지는 미지수다. 당장 내년 시즌까지인 계약기간이 걸린다. 최대 목표인 ACL도 쉬이 넘길 수 없다. 내년 시즌 성공을 위해 모리츠를 영입한데 이어 코치진을 브라질로 보내 외국인 선수를 물색 중인 상황이다. 팀 운영방안을 두고도 여러가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조기강등이 유력한 세레소 오사카가 올 시즌과 같은 재정규모를 가져갈 수 있을 지도 미지수인데다, 승격 외에는 동기부여 요인이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세레소 오사카의 황 감독 영입이 '꿈'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포항이 여유를 부리다 황 감독을 빼앗길 수도 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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