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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를 확정지은 상황에서 동기부여가 죽자살자 뛰는 경남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선수들에게 강등권팀인 것처럼 뛰라고 주문했다."
9일 오후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펼쳐진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경남전을 앞두고 잔류를 조기확정한 하석주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동기부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프로라면 매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베스트 멤버로 원정 엔트리를 꾸렸다. 그러나 강등권팀들이 죽자살자 뛰는 만큼 매경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남으로서는 이겨야 사는 게임이었다. 거칠고 피 튀기는 일진일퇴 공방이 이어졌다. 경남은 초반부터 강공으로 밀어붙였다. 전반 4분 스토야노비치의 슈팅이 김병지의 오른손 펀칭에 걸렸다. 전반 5분 최영준의 문전 정면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강등권을 탈출하기 위한 경남의 필사적인 움직임이 감지됐다.
그러나 선제골은 서두르지 않았던 전남에서 나왔다. 전반 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현영민의 크로스에 이어 문전혼전 와중에 경남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낸 볼이 송창호의 발끝에 걸렸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로날린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호쾌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원샷원킬' 시즌 4호골을 터뜨렸다.
전반 11분 고재성이 문전에서 살짝 찔러준 볼을 스토야노비치가 인프런트로 감아찼지만 골대를 넘겼다.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지만 몸은 가벼웠다. 전반 11분 역습 상황에서 최영준이 문전쇄도하는 스토야노비치를 바라봤다. 스토야노비치는 후방에서 넘어온 스마트한 패스를 정확하게 이어받아 필사적으로 달렸다. 침착하게 왼발로 동점골을 밀어넣었다. 3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관중석의 딸과 부인을 향해 무릎을 꿇으며 짜릿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기세가 오른 경남은 주도권을 이어갔다. 패기있게 밀어붙였다. 전반 17분 거친 경기중 전남 김영우가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김태호가 교체 투입됐다. 전반 33분 안성빈의 역전골이 터졌다. 문전에서 스토야노비치의 헤딩이 흐르자 가슴으로 트래핑한 후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전반 마지막까지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전반 34분 송수영의 슈팅 역시 골망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났다. 전반 38분 문전으로 치고들어오던 안용우의 왼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후반 김동철을 빼고 레안드리뉴를 투입하며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경남은 후반에도 추가골을 위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2분 스토야노비치가 측면에서 전남 방대종을 벗겨내며 단독쇄도하며 찬스를 맞았다. 전반 4분 역시 단독 찬스를 맞은 송수영의 슈팅이 아깝게 빗나갔다. 후반 15분 브랑코 경남 감독은 많이 뛴 이학민 대신 권인국을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다. 후반 18분 세트피스 상황, 진경선의 크로스에 이어 스레텐의 머리를 스친 듯한 볼이 송수영에게 왔다. 이날 계속 날선 움직임을 보여온 송수영이 3번째 골을 완성했다. 3월22일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2대3, 7월 9일 전남 원정에서 1대3으로 패한 후 10월4일 전남 원정에서 0대0으로 비겼던 경남이 이겼다. 절체절명의 승부에서 3대1로 대승하며 설욕했다. 전남은 나란히 10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경쟁에 가세한 스테보-이종호 투톱이 분전했지만 경남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후반 코니까지 투입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후반 41분 안용우의 작심한 슈팅마저 골문을 벗어났다. 스토야노비치는 제주(1대0 승), 인천전(1대1 무)에 이어 최근 3경기 연속골을 쏘아올리며 경남의 '강등 구세주'로 떠올랐다.
경남은 3경기 무패(2승1무), 천금같은 승점 3점을 더하며 승점 35로 전날 최하위 상주(승점 30)와 비긴 성남(승점 33)을 승점 2점차로 밀어내며 10위로 올라섰다. 16일 36라운드 성남 원정 진검승부를 앞두고 기전제압에 성공했다.
창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