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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슈퍼매치의 흐름이 또 바뀌었다.
수원이 로저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하며 3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FC서울은 연승 행진이 3에서 멈췄다.
올시즌 마지막 슈퍼매치가 9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두 팀이 만나면 역사다. 그라운드는 물론 팬들도 설렘으로 가득하다. 미묘한 시기에 열리는 슈퍼매치라 변수가 넘친다. 물론 양보는 없다. 또 다른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두 얼굴' 전북과 FA컵
늘 대립각을 세우는 라이벌이지만 2위 수원(승점 61)은 2일 서울을 열렬히 응원했다. 서울은 스플릿 첫 라운드에서 선두 전북(승점 71)과 맞닥뜨렸다. 서울이 전북을 무너뜨려 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서울은 경기 종료 직전 카이오에게 '버저비터'골을 허용하며 0대1로 패했다. 서울만큼 수원의 탄식도 컸다. 승점 차가 10점으로 다시 벌어졌다. 1% 희망은 소수점 이하로 떨어졌다.
이번 슈퍼매치의 변수는 전북과 FA컵이다. 처한 현실이 다르다. 수원은 정규리그에서 여전히 기적을 꿈꾸고 있다. 반면 서울은 FA컵을 그리고 있다. 전북이 하루 앞서 8일 제주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전북이 승리하면 우승 싸움은 끝이다. 반면 무승부나 패할 경우 희망의 끈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수원의 경우의 수는 단 하나다. 전승을 해야 한다. 슈퍼매치도 예외는 아니다. 수원의 운명은 전북-제주전 결과에 달렸다.
서울의 D-데이는 23일 성남과의 FA컵 결승전이다. 올시즌의 모든 것이 걸렸다. 슈퍼매치는 FA컵 결승전을 향한 예열이다. 키워드는 실험이다.
서정원과 최용수
서정원과 최용수, 두 감독의 자존심은 또 다른 이야기다. 최 감독은 슈퍼매치가 큰 상처였지만 지난해 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반전에 성공했다. 4승1무2패로 우세하다. 하지만 서 감독이 달라졌다. 긴장과 흥분의 기색이 사라졌다. 슈퍼매치에 면역력이 생겼다. 슈퍼매치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최 감독은 흐름을 다시 돌려놓겠다는 각오다.
"서울은 골을 먹지 않고 지키다가 막판에 승부를 보겠다는 거다. 일단 선수들 능력이 된다. 그러다보니 다른 팀들이 당한다. 그런데 다른 팀들도 많이 적응하고 있다. 우리도 그런 것에 대한 대비를 했다." "상대성이 있지만 골이 어느 시점에 터지느냐가 중요하다. 슈퍼매치 특성상 역전극은 많이 일어나지 않았다. 심리적인 압박을 털고 편안한 상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 감독과 최 감독이 밝힌 지난달 슈퍼매치의 승부처였다.
또 다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지략 대결에서 올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의 운명이 결정된다.
슈퍼매치의 주연은
역시 주연은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이다. 올시즌 슈퍼매치에서 멀티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에스쿠데로 김진규 윤주태(이상 서울), 로저(수원)가 한 차례씩 골망을 흔들었다. 도움은 몰리나 차두리 김치우(이상 서울) 염기훈(수원)이 기록했다.
누수는 있다. 수원은 중앙수비수 조성진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서울은 몰리나와 김주영이 부상이다. 김주영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엔트리에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수원은 행복한 고민도 있다. 로저와 산토스가 공격의 두 축이지만 정대세도 상승세다. 울산전에서 흐름을 바꾼 이상호와 서정진의 주전 경쟁도 흥미롭다. 반면 공격라인에 몰리나가 빠진 서울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선택은 최 감독의 몫이다.
이번 슈퍼매치의 주연은 누가될까. 2004년 8월 8일 이후 10년 동안 득점이 나오지 않은 일전은 단 한 경기도 없다. 2014년 최후의 수퍼매치, 그 문이 열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