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의 극찬, 최고의 하루를 보낸 손흥민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11-05 08:57


◇손흥민이 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손흥민(레버쿠젠)이 새 역사를 썼다.

한국인 첫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멀티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5일(한국시각)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4차전 제니트(러시아)와의 원정경기에서 홀로 두 골을 터트리며 팀의 2대1로 승리를 이끌었다. 승점 9점으로 C조 1위를 지킨 레버쿠젠은 16강 진출을 눈앞에 뒀다.

후반 23분, 첫 골이 터졌다. 손흥민을 위한 세트피스였다. 키커로 나선 찰하노글루는 직접 차는 듯 하면서 땅볼 패스를 깔아주었다. 이를 카림 벨랄라비가 받아 재차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은 미드필드 중앙에서 쇄도하며 오른발로 감아찼다. 기가막힌 선제골이 터졌다. 두 번째 골은 업그레이드된 능력을 보여줬다. 역습 상황에서 슈테판 키슬링의 패스를 받아 단 한 번의 터치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 후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보고 방향만 살짝 틀어놓았다.

유럽이 놀랐다. 유럭축구연맹(UEFA) 공식홈페이지는 손흥민의 멀티골 소식을 메인페이지에서 비중 있게 다뤘다. UEFA는 '손흥민은 후반전에만 두 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로저 슈미트 감독은 손흥민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손흥민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UEFA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챔피언스리그에서 처음으로 2골을 넣은 것은 매우 특별하다. 놀라운 일"라며 환호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원정경기에 나섰고, 상대가 홈에서 무척 강하기 때문에 더 힘들었다. 전반전에 우리는 조급하게 경기했다"며 "후반 들어 우리의 실력을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고, 승리를 따냈다. 우리는 좋은 팀이고, 우리의 플레이를 펼친다면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기의 '영웅'이 됐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팀 전체가 승점 3을 따고자 열심히 싸웠다. 팀 전체가 영웅"이라며 동료에게도 공을 돌렸다.

손흥민의 날이었다. 러시아에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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