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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전반기에 12경기 출전, 2득점에 그쳤지만 후반기 17경기에서 8득점을 기록했다. 후반기 성적만 보면 '라이언킹' 이동국(전북)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전북의 측면 공격수 한교원이 K-리그 클래식 후반기 활약을 바탕으로 생애 첫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2011년 프로에 입단한 이후 최고의 성적, 생애 첫 A매치 출전, 생애 첫 우승을 바라보는 한교원의 '황홀한' 2014년 시즌이 이제 아름다운 마무리만 남겨두고 있다.
"동국이형에 도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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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한국-베네수엘라전이 끝난 뒤 한교원은 대표팀 숙소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룸메이트인 이동국이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가입을 축하하기 위해 팬들이 보낸 케이크를 들고 '인증샷'을 찍은 직후다. 이동국이 한교원의 A매치 데뷔를 축하하기 위해 숫자 '1'이 적힌 초와 케이크를 빌려줬다. 한교원은 환한 미소로 포즈를 취했다. 10월에도 슈틸리케호에 합류해 2연전에 출격한 한교원에게 대표팀은 세 세상이었다.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는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뭘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10월에는 대표팀을 제대로 즐겼다. 대표팀 형들이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 밥이 맛있다고 하던데 엄청 맛있더라. 하지만 그만큼 태극마크의 무게를 느낀다." 파라과이전에서 단독 찬스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10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그는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팬들이 '치달(치고 달리기)'이라는 새 별명도 선사해줬다. 한교원도 만족스러워 하는 눈치다. 그는 "파라과이전 끝나고 '치달'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그동안 축구를 하면서 별명이 없었는데 내 특징이 생겼다는 얘기니 기분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11월 대표팀 발탁에 대해서는 "파라과이전에서 득점 찬스를 놓쳤다. 그날 잠도 못잤다. 감독님이 뽑아주시면 감사하지만 유럽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마음을 비웠다"며 자세를 낮췄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한교원의 올시즌 마지막 바람은 '우승'이다. 클래식 선두 전북은 2위 수원에 승점 7점차로 앞서 있다. 26일에는 수원과 맞대결을 펼친다. 전북이 승리를 거둘 경우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선다. 한교원도 이를 악물었다. "주변에서 우승에 근접했다고 하는데 아직 그렇지 않다. 수원전이 가장 중요하다. 수원전에 사활을 걸겠다. 전북은 올시즌 우승만 바라보고 달려 왔다. 나 역시, 축구를 하면서 한 번도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올해 꼭 우승을 이뤄내고 싶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