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K-리그 클래식, 이색왕들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10-22 07:21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이 스플릿까지 단 한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피튀기는 순위싸움 속에 개인기록 경쟁도 치열하다. 축구에는 득점, 도움 기록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클래식의 이색왕들을 선정해봤다.


클래식의 인자기는?

현재 AC밀란을 이끌고 있는 필리포 인자기는 현역시절 '오프사이드 머신'으로 불렸다. 다른 특급공격수들에 비해 파워와 스피드가 떨어졌던 인자기는 상대 수비라인과 동일선상에서 움직이는 것을 즐겼다. 성공하면 1대1 찬스를 잡지만, 실패하면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다. 그래서 팬들은 그에게 '오프사이드 머신'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올시즌 클래식의 인자기는 수원의 로저다. 28경기에서 25번의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2위권의 17번보다 8번이나 많다. 로저는 경기당 0.89번의 오프사이드를 범했다. 2위에는 황의조(성남) 스토야노비치(경남) 양동현(울산)이 올랐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라는 점이다. 최전방에 포진한만큼 상대수비의 움직임을 빨리 파악하지 못하면 오프사이드에 걸린다. 여기에 스피드도 다소 떨어지는 선수들이다. 속도에 자신이 있으면 수비 앞쪽에서 뒷공간을 파고들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스피드가 부족하다. 오프사이드왕이 꼭 느린 선수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발빠른 김승대(포항) 임상협 파그너(이상 부산)은 올시즌 총 16번의 오프사이드를 범했다.


인천 구본상과 포항 손준호가 동시에 태클을 하며 충돌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클래식의 반칙왕은?

파울은 축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파울이라고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파울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영리한 반칙을 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축구선수의 자질이기도 하다.

올시즌 클래식에서 가장 많은 반칙을 한 선수는 인천의 수비형 미드필더 구본상이다. 28경기서 69번의 파울을 했다. 경기당 2.46번에 달한다. 4-2-3-1을 쓰는 인천에서 더블볼란치(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의 한축을 담당하는 구본상의 역할은 수비다. 파트너 김도혁이 공격적으로 나서기 때문에 수비에 치중한다. 1차 저지선 역할을 하는 구본상은 필연적으로 파울갯수가 많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반칙왕 순위 10위권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3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수원의 김은선은 63회로 3위, 포항의 손준호는 54회로 6위다. 손준호는 경기당 횟수에서 2.70번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이들 모두 수비형 미드필더 중에서도 수비에 특화된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공격수들 역시 파울에 일가견이 있다. 최근들어 공격수들의 압박이 강조된 흐름과 연결된 결과다. '치타' 김태환(성남)은 올시즌 총 64번의 파울을 했다. 전체 2위다. '오프사이드왕' 로저와 스테보(전남), 두 외국인 공격수는 각각 57회, 52회로 4위, 7위에 올랐다.


클래식의 카드캡터는?

축구는 신사의 스포츠다. 비신사적인 파울이 나올 경우 경고, 그보다 심할 경우 퇴장이 주어진다. 오심도 있지만, 경고와 퇴장 갯수를 보면 클래식의 터프가이를 알 수 있다.

'베테랑' 현영민(전남)은 올시즌 클래식에서 가장 많은 경고를 받았다. 27경기에서 무려 10회의 옐로카드를 받았다. 경기당 0.37번이다. 그 뒤를 울산의 김성환과 제주의 김수범이 이었다. 이들은 9번의 경고를 받았다. 재밌는 것은 반칙왕들이 경고 순위에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시즌 클래식에서 가장 반칙을 많이 한 5명 중 경고순위 10위안에 포함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경고와 반칙갯수는 비례하지 않았다.

올시즌 클래식에서 곧바로 레드카드가 주어진 경우는 단 12번 밖에 없다. 부산의 유지훈이 그 중 2번을 차지했다. 팀별로 보면 부산은 총 4번으로 가장 많은 레드카드를 받았다. 곱상한 외모를 가진 선수들이 많아 '아이돌 군단'으로 불리는 것과는 상반된 수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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